프로축구 스타들 연봉협상 '헛발질'

입력 2008-01-17 09:21:44

구단들 "몸값거품 빼자"

국내 프로축구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대어급 선수들의 계약이 늦어지거나 금전 거래를 통한 이적이 활기를 잃고 있다.

최근 각 프로구단들이 해외 전지훈련에 나서면서 연봉 계약을 서두르고 있으나 주요 선수들의 연봉 계약이 늦어지고 있다. 구단들은 통상 해외 전지 훈련 출발 이전에 80% 정도의 연봉 계약률을 보이나 몸값 인상 요인이 많은 선수들과는 협상이 쉽지 않은 형편이다.

대구FC의 이근호, 포항 스틸러스의 박원재, 정성룡, 김기동, 황진성 등이 구단과 선수 간 입장 차로 인해 아직 연봉 계약을 하지 못하고 있다.

또 이적 시장에서 매물로 나와 있는 거물급 자유계약선수(FA)들의 이적도 별로 눈에 띄지 않고 있다.현재 이적이 가능한 거물급 FA 선수는 안정환, 신영록(이상 전 수원 삼성), 박원재, 안영학(전 부산 아이파크) 등이다. 안정환의 경우 수원의 잔류 제안을 뿌리치고 부산 아이파크 등 다른 구단으로의 이적을 원하나 총액 6~7억 원 규모의 몸값 부담 때문에 부산이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포스트 시즌에서 맹활약, 주가가 크게 치솟은 박원재와 북한 국가대표 출신의 안영학도 몸값이 비싸 원 소속 구단과의 계약이 잘 이뤄지지 않는 것은 물론 이적을 추진하더라도 영입하려고 나서는 구단이 별로 없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박원재는 일본 J리그 진출설이 나돌고 있고 이에 앞서 수원 삼성의 김남일도 구단이 몸값 거품론을 제기하자 일본 빗셀 고베로 이적했다.

이처럼 프로축구 시장이 얼어붙은 것은 각 구단들이 대어급 선수들의 몸값이 비싸 부담이 커지자 거액의 이적료를 물고 영입하기를 꺼리기 때문. 이로 인해 지난달 포항, 부산, 전북 현대, 제주 유나이티드 등은 주로 선수간 맞트레이드를 통해 전력을 보강했다.

국내 선수들의 몸값은 출전·승리 수당 등을 합친 연봉 총액 규모가 2천 만 원~1억 원 이하부터 1~5억 원대를 거쳐 국가대표 경력 5년 이상의 특급에 해당하는 경우 7~8억 원 이상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국가대표 초년생의 경우 연봉이 5, 6배 이상 뛰어 3,4억 원 규모로 급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국내 최고의 '부자 구단'인 수원 삼성은 선수들의 몸값에 거품이 심하다고 보고 선수단 전체 연봉 규모를 삭감하면서 연봉 협상에 나서고 있고 다른 구단들도 동조하는 분위기이다. 특히, 지금까지 수원과 함께 대어급 선수들을 영입하는 데 돈을 많이 썼던 성남 일화, 울산 현대가 전력 보강 요인이 많지 않은 데다 지출 규모를 줄이고 있어 국내 이적 시장의 냉각 분위기는 이어질 전망이다.

대구FC 관계자는 "선수들의 몸값을 줄이자는 공감대가 구단들 사이에 형성되고 있어 대형 선수들의 금전 거래를 통한 이적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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