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와 함께 영어 배우기(뮤직 투게더)

입력 2008-01-10 14:46:56

엄마와 아이, 영어노래 부르며 신나는 율동

너른 방 한 가운데 10명의 엄마와 아이들이 둥글게 둘러앉았다. 이제 갓 10개월을 넘긴 영아에서부터 5살까지 유아가 함께 수업을 받는다. 수업이라고 하지만 책상도, 책도 없다.

선생님이 피아노를 치며 이 센터의 대표 노래인 '헬로 송'을 부르기 시작하자 칭얼대며 엄마에게 매달리던 아이들도 금세 얼굴이 환해진다. 귓가에 들려오는 노랫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머리도 흔들어보고 박수도 쳐본다.

아이들은 템버린도 두드려보고, 에그셰이커(달걀 모양에 소리가 나는 악기)를 손에쥐고 맘껏 흔들어보기도 한다. 이 모든 과정에는 엄마가 함께 한다. 엄마 역시 동심으로 돌아가는 시간. 아이 혼자 방안을 빙글빙글 뛰어다녀도 제지할 생각도 없이 혼자서라도 악기를 들고 신나게 두드리는 엄마도 있다.

수업을 진행하는 이수성 원장(33)은 45분 수업동안 '선생님'이 아니라 마치 '연극배우'같다. 끊임없이 노래를 부르면서 아이들의 동작을 하나하나 흉내내기도 하고, 과장된 표정과 액션으로 아이들을 즐겁게 하는데 여념이 없다.

그렇다보니 이 원장 역시 아이들처럼 천진난만한 표정이 된다. 이 원장은 "아이들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를 낱낱이 기억해 둔다."며 "노랫소리, 악기소리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를 중요하게 살핀다."고 했다.

'뮤직 투게더는 무엇이다'를 한마디로 표현하기는 어렵다. 전 과정이 영어로 진행되니 조기 영어교육 프로그램인듯 하기도 하고, 줄창 노래를 불러대며 악기를 두드리는 것을 보니 음악학원 같기도 하다. 하지만 일주일에 딱 한 번, 그것도 45분간의 수업이 고작이니 무엇을 가르치는데 중점을 뒀다고는 말하기가 어려워보인다.

이 원장은 "엄마와 아이가 함께 음악이라는 소통수단을 가지고 하나가 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교육의 핵심"이라고 했다. 노래와 악기를 통해 엄마와 아이가 정서적인 교감을 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만들어주고, 그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다.

일종의 뮤직테라피에 가깝다. 그래서 '뮤직투게더'에서는 아이들뿐만이 아니라 학부모 교육시간이 따로 있다. 교육에 사용되는 노래를 엄마·아빠가 함께 부를 수 있도록 하고 간단한 영어 표현쯤은 아이와 함께 나눌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일주일에 한 번 45분간의 프로그램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생활 속 놀이로 실천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9가지 장르의 악기별로 컬렉션이 구성돼 있으며 한 컬렉션은 3개월 과정으로 꾸려져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한 프로그램이지만 미국과 유럽권에선 꽤 알려져 입소문을 듣고 찾아온 주한 외국인들도 꽤 된다.

100여년 전 '해피 버쓰데이 투 유'(happy birthday to you)를 만들어낸 회사에서 세계 각국의 민속노래 등을 골고루 담아낸 전문 조기 음악교육 프로그램을 착안한 것이 바로 '뮤직투게더'. 1987년 상품화 돼 지금은 중국, 일본 등지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매주 첫번째 월요일 1시 메디파크를 찾으면 무료 강좌를 체험해 볼 수 있으며, 문화센터를 통해서도 강좌를 들을 수 있다. 053)754-1820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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