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임새 늘어난 백화점 상품권

입력 2007-09-22 07:08:32

골프·호텔 숙박…건강검진까지 'OK'

명절선물 상품 판매를 위해 막바지 총력을 쏟고있는 대구의 백화점들이 자체 발행, 판매한 상품권 회수에 벌써부터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1994년 첫 등장한 백화점 상품권은 소지와 전달의 편의성, 사용범위 확대, 주고받는 사람의 부담이 현금보다 적다는 점 등으로 인해 몇 년 전부터 명절 선물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상품권은 최근 들어 백화점간 경쟁이 심화하면서 상호 공동사용, 가맹점 확대 등으로 이업종에서까지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사용범위가 확대됐다.

대구에서는 대형마트와 일부 씨푸드점·양식당 등 외식업체, 재래시장 등에서 상품권을 자체 발매하고 있으나 백화점 상품권이 가장 인기다. 대구에서는 3대 백화점 상품권 중 롯데백화점을 제외한 대구백화점과 동아백화점 상품권의 사용범위가 훨씬 더 넓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대구백화점 상품권은 대구문화예술회관을 비롯해 프린스호텔, 인터불고호텔,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홈플러스, 데레사소비센터, 퀸스로드, 인터불고호텔, 선산·제이스·감포CC, 영남대의료원건강증진센터, 효성병원 등 80여 개 업종에서 사용할 수 있다. 액면금액의 60%(1만 원권은 80%) 이상을 구매하면 잔액을 환불받을 수 있다.

동아백화점 상품권은 본점과 동아쇼핑, 수성점, 강북점, 구미점, 동아마트 수성점·포항점, 동아스포츠센터 등은 물론 이고 경주 힐튼호텔, 인터불고호텔, 프린스호텔, 제주 라마다프라자호텔, 삼성플라자 분당점, 마산대우백화점, 홈플러스, 부산 파라다이스면세점, 선산컨트리클럽, 대구문화예술회관, 곽병원건강증진센터, 베니건스, 아웃백스테이크, 빕스 등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예다움·블루베이·돌과바람·아라포레·바다마을·다려도·솔바람풍경소리·제주목화 등 제주도 펜션도 상품권 가맹점이다.

롯데백화점 상품권은 롯데백화점·롯데마트·롯데슈퍼·롯데면세점·롯데닷컴 등 자사 운영 점포 위주여서 지역에서는 사용처가 제한돼 있는 편이다. 주요 가맹점은 동화·신라·워커힐·파라다이스 면세점을 비롯해 마르쉐·메드포갈릭·스카이락·스파게띠아·씨즐러·페퍼런치 등 외식점, 롯데·경주콩코드·리츠칼튼·쉐라톤그랜드워커힐·제주하얏트·파라다이스 호텔 등이다.

이같이 넓어진 사용범위를 자랑하며, 백화점들이 명절선물로 판촉에 나선 결과 3대 백화점들은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30% 이상의 상품권 매출신장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했다.

하지만 발행업체 입장에서 상품권은 판매시부터 회계상 부채로 잡히고 소비자가 상품권으로 상품을 구입할 경우에만 매출로 연결되기 때문에 백화점에서는 명절이 끝나기가 무섭게 상품권 회수를 위한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더욱이 자사 매장의 상품판매로 상품권 매출을 내야만 최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각 백화점들은 추석연휴 이후 '가을 정기 바겐세일'을 계획하는 등 다양한 방법의 상품권 회수방안을 내놓고 있다.

추석명절을 앞두고 판매된 백화점상품권은 백화점으로 돌아오기까지 얼마나 걸릴까? 업계에서는 통상적으로 명절 이후 실시하는 정기바겐세일 기간에 약 40~50%가량, 발행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90% 이상 회수되는 것으로 분석했다.

롯데백화점 대구점이 인터넷 다음카페인 'I ♡ 패션'을 통해 상품권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명절기간 동안 받은 상품권에 대해 절반이 1~2주일 내에 사용하겠다는 의견을 보였다. 그 다음으로 3~7일 사이, 1개월 이후, 3일 이내, 3~4주일 사이에 사용하겠다는 등의 순. 이번 조사에서는 48%가 명절에 백화점 상품권을 받아보았다고 응답했고, 선물로 받은 상품권의 액수는 대부분(63%)이 10만 원권이라고 말했다. 또 "백화점 상품권으로 무엇을 하겠느냐"는 물음에는 응답자의 81%가 쇼핑, 나머지는 레저 및 문화생활, 외식을 하겠다고 답했다. 특히 "이번 추석 이후 상품권을 활용, 쇼핑을 한다면 어떤 상품을 구입하고 싶은가"라는 물음에는 가을 신상품 의류(43%)를 가장 선호했고 화장용품, 건강식품, 구두·피혁 등 잡화, 전자 및 가구용품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상품권을 가장 가치있게 쓰는 방법은 10월 3일부터 백화점마다 실시하는 '가을 정기 바겐세일' 기간을 활용하는 것이다. 동아백화점·대구백화점·롯데백화점 등 지역의 3대 백화점은 10월 3일부터 14일까지 '가을 정기 바겐세일'을 연다. 백화점 입장에서는 각종 이벤트를 통해 가급적 이른 시일내에 많은 상품권을 회수하겠다는 전략이다.

대구백화점은 추석연휴 직후 '유명 브랜드 바겐세일'과 '가을 정기 바겐세일'을 잇달아 진행, 상품권 회수에 나선다. 바겐세일 때 상품권을 사용하면 그만큼 더 할인을 받는 셈이어서 그야말로 상품권 사용의 적기다. 특히 제화상품권의 경우는 구입할 때 일정액의 할인이 적용돼 바겐세일 기간에 사용하면 추가 할인을 받는 것이나 다름없다. 한편 대구백화점은 가장 인기가 많은 10만 원권 상품권의 소비를 유인하기 위해 10만 원대 이하의 상품을 다양하게 선보일 계획이다.

동아백화점은 구미·강북·본점이 28일부터 10월 14일까지 '가을 정기 바겐세일', 동아쇼핑·수성점은 28일부터 10월 2일까지 '유명 브랜드 바겐세일'을 실시한 뒤 10월 3~4일 '가을 정기 바겐세일'에 들어간다. 또 27일부터 10월 2일까지 쇼핑·수성·강북·본점·구미·동아마트에서 10만 원 이상 구매객을 대상으로 양말·주방세제·바디용품 등의 사은선물을 제공한다. 이와 함께 쇼핑점 2층 제화매장에서는 9월 28~30일 '영에이지 신발 균일가' 행사를 연다는 계획이다.

롯데백화점 대구점, 상인점, 영플라자 대구점은 이번 가을 정기 세일기간 동안 선착순 감사품 증정 및 경품행사 등을 잇따라 열어 접객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전략. 선착순 감사품 증정은 10만 원 이상 구매객들을, 경품행사는 1만 원 이상 구매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아울러 대구점은 10월 3~7일 '신원+Soup 패션그룹 대전', '비너스 란제리 초대전', '프로스펙스 균일가 대전' 등의 다양한 상품행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롯데백화점은 상품권 선물포장내에 장바구니 증정 쿠폰 삽입 등 기발한 아이디어로 자사 매장에서 상품권 사용을 유도하고 있다. 롯데상품권 구매시 구매자가 희망시 장바구니 증정 쿠폰을 함께 삽입, 포장해 줘 27일부터 10월 7일까지 쿠폰을 당점에서 당일 1만 원 이상 구매영수증과 함께 제시하면 예쁜 패션 장바구니를 무료 증정하는 것.

황재성기자 jsgold@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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