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회별신굿 탈놀이/각 국의 탈놀이

입력 2007-09-20 17:04:35

탈춤은 대개 하층민중들에 의해 이뤄졌으며 그들이 지닌 문제나 불만을 대외적으로 알리고 그 불만을 해소하는 내용이 주류이다.

하회별신굿탈놀이도 당시 지도층인 양반과 선비의 잘못된 점을 적극적으로 따짐으로써 관객들에게 욕을 보이고 파계승이 부네를 범하는 내용을 통해 당대의 종교상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전승탈춤 대부분이 처첩 간 갈등이나 양반의 치부를 드러내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하회별신굿탈놀이 기원=하회마을에 전하는 전설에 따르면 처음 이 곳에 허씨들이 터를 잡고 살적에 돌림병이 돌아 많은 사람들이 죽고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도 잦아 사람들의 걱정이 대단했다. 어느 날 마을에 사는 젊은 청년인 허도령의 꿈에 산신령이 나타나 "지금의 재앙은 마을 수호신의 노여움을 샀기 때문이니 탈을 만들어 춤을 추면 화가 풀리고 마을에 평안 올 것이다. 그러나 탈은 만드는 것은 아무도 모르게 해야 하며 누군가 엿보거나 알면 너는 그 자리에서 피를 토하며 죽게 될 것이다."고 일러 주었다.

이에 허도령은 너무나 생시 같은 꿈에 동네 어귀 으슥한 곳에서 탈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허도령을 사모하던 동네 처녀가 그 모습을 몰래 엿보자 뇌성벽력이 치면서 그는 피를 토하고 죽는다.

이 때 허도령이 제작한 탈은 모두 14개였으나 3개가 분실되고 현재 10종 11개가 국보 제121호로 지정돼 있다. 그가 마지막으로 제작하던 탈이 이매탈로 턱을 완성하지 못하고 죽은 미완성의 작품이 됐다.

별신굿은 마을에 재앙이 겹치면 신내림에 의해 열리는 특별제로 이 때 탈놀이가 당제와 함께 연희되었다. 즉 신을 즐겁게 함으로써 재앙을 물리치고 복을 받으려던 것이 하회별신굿탈놀이의 기원이다. 따라서 별신굿은 신내림을 받는 강신(降神)과 신을 즐겁게 하는 오신(娛神), 신을 다시 보내는 송신(送神)의 순서로 진행되며 탈놀이는 바로 신을 즐겁게 하기위한 과정이다.

◆하회탈의 특징=12세기 경 고려 중엽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하회탈(나무가면)은 가면의 사실적인 표정과 뛰어난 제작기법으로 인해 예술적 가치가 높은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코와 눈, 주름살이 잘 조화되도록 만들어졌으며 한 면으로 고정된 가면이면서 얼굴을 뒤로 젖히면 밝고 유쾌한 표정이 되고 얼굴을 숙이면 보는 방향에 따라 슬픈 표정을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 턱을 분리해 만듦으로써 대사전달이 분명하고 표정의 변화를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도록 했다.

양반 탈의 인자함과 호방한 미소 뒤에 숨어 있는 지배계급의 허세라든지, 선비 탈의 대쪽같은 표정 이면에 있는 권력을 갖지 못한 억눌린 한(恨)이나 중 탈의 엉큼한 표정과 초랭이 탈의 장난기 어린 모습, 이매 탈의 바보스런 표정은 보는 이로 하여금 웃음을 자아낸다. 각시 탈에서는 성황신의 위엄이 느껴지고 부네 탈에서는 애교어린 끼가 서려 있다. 할미 탈에서는 어렵게 살아 온 우리네 서민들의 애환이 배어난다.

◆상설공연=중요무형문화재 제69호인 하회별신굿탈놀이는 국제탈춤페스티벌 기간동안은 물론이고 매년 3, 4, 11월에 매주 일요일 주 1회 , 5월부터 10월까지는 매주 토'일요일 오후 3시 주 2회에 걸쳐 하회마을입구 전수관에서 상설 공연한다.

하회별신굿탈놀이는 탈의 예술성과 탈놀이의 민중성, 계층간 화합의 장이 관람 포인트다.

전 과정은 모두 9개 마당으로 상설공연에서는 6개 마당(무동, 주지, 백정, 할미, 파계승, 양반선비마당)을 무료로 볼 수 있으며 공연 후 기능 보유자들과 같이 탈춤을 배워 추는 뒤풀이 마당도 펼친다.

◇ 인터뷰&-김휘동 안동시장

"하회별신굿탈놀이를 모태로 국내외 가면극과 민속놀이 공연단을 한자리에 초청, 공연함으로써 전통문화도시인 안동을 알리고 경제적 파급효과를 높여 시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하는데 축제의 의미가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관주도의 축제에서 벗어나 민간주도의 재단법인이 주관하는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을 회고하는 김휘동(62) 안동시장.

1997년 첫 축제를 개최할 때만 해도 의욕만 앞섰지 모든 게 열악했으나 지난해 100만여명의 관람객 숫자가 말해주 듯 이제 축제는 최우수 축제다운 면모를 갖춰가고 있다.

"재단법인이 설립되면서 의사결정도 빨라졌고 예산 집행이 투명해 진 것은 분명 발전된 축제모습이 아닐 수 없는 거죠."

김 시장은 이에 따라 시민이 주인의식을 갖게 됐고 축제를 즐김과 동시에 책임도 지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 동안 주공연장에서 지붕도 없이 공연을 하다보니 우천시 어려움도 많았으나 올해는 특별교부세 14억 5천만원을 확보, 첨단 음향과 조명시설을 갖춘 돔도 짓게 됐다.

"한정된 예산과 인력, 자원봉사자로만 사실 성공적인 축제를 장담하기란 쉽지 않죠. 이에 시에서는 7억원을 지원하며 홍보, 의전, 교통지도 등에 1천300여명의 공무원도 팔을 걷고 나서고 있습니다."

이런 노력의 결실로 축제 동안 안동시는 지난 해 기준 총 439억원의 경제유발효과를 거뒀다. 이 중 생산유발이 236억원, 부가가치가 112억원, 소득유발이 91억원이다.

김 시장은 축제장을 찾는 관람객들을 진심으로 환영하며 결코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과불편 없는 친절을 약속했다.

◇ 지구촌 탈춤 한마당

2007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에는 모두 12개국에서 참가한 국가별 전통탈춤이 펼쳐진다.

◆중국의 경극=수백 년의 역사를 가진 경극단이 펼치는 전통 경극의 수준을 안동에서 보게 된다.

◆태국의 피타콘=피타콘은 '선한 유령이 사람을 따라 온다'는 뜻으로 선지자를 환영했던 의식에서 비롯됐다. 콘은 태국의 전통탈춤을 일컫는 말이다.

◆인도네시아=자바지방을 중심으로 동남아 신화를 바탕으로 한 탈춤과 극을 연출한다.

◆부탄=부탄 국립예술원 소속의 탈춤단이 각종 국가적 경축일에 공연하던 춤을 선보인다.

◆일본의 가쿠라=사토가쿠라의 일종으로 오이타시, 사가미시의 탈춤이다.

◆터키=오스만 터키시대의 화려한 전통 탈춤으로 남자 전사들의 검과 방패를 이용한 춤이 압권이다.

◆러시아=러시아 유명 전통 민속무용단인 로벤스니키 국립민속무용단이 총 30여가지의 다양한 레퍼토리를 공연한다.

◆불가리아=자연과 통하는 숲과 산, 인간의 비밀스런 이야기를 표현한다.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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