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서는 문학, 시민과 노닐다
'문학아! 시민과 함께 놀자.'
올해 처음 열리는 2007 대구문학제(10월 1~7일)의 슬로건이다. 언제 문학이 책에서 뛰쳐나와 시민에게 다가선 적이 있었던가? 1주일간 문학제를 여는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다.
문무학 대구문인협회장(사진)은 "활자가 전자문자로 전환되는 과도기에서 전통적인 문학이 소외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 문인도 바뀌어야 합니다. 고전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다른 예술 장르와 적극적으로 만나야 합니다."라고 이번 문학제의 의미를 밝혔다.
문 회장의 말대로 대구문학제에서는 시가 그림과 만나고, 시조가 서예와 만나고, 수필이 사진과 만나는 등 타 예술 장르와 융합과 소통을 시도하는 다양한 행사가 이어진다.
1일 오전 11시 신천 둔치에서 열리는 '말의 색, 색의 말전(展)'이 대표적인 경우이다. '현대시 100년 100문(文) 100색(色)'. 강여울 권순진 권영세 김주곤 문무학 문인수 서정윤 이규리 조행자 허창옥 홍승우 등 100명의 시 시조 동시 수필 동화 평론에 그림과 서예 사진이 더해진 전시회다.
2일 낮 12시 30분에는 70세 이상 문인들을 초청해 점심을 대접하면서 '대구문단 원로 좌담회'를 열고, 3일 오후 7시 30분 수성아트피아 용지홀에서는 시노래 축제 '시의 노래-하늘을 열다'를 개최한다.
'내 마음의 보석상자'의 해바라기와 대구 시노래 풍경(진우), 광주 시하나 노래하나(한보리), 울산 시노래패 울림(박제광 박경하), 등대지기(하영), 백진우 애플프로젝트, 서울 고무밴드(김영주) 등이 출연해 시와 노래로 가을밤을 수놓는다.
특히 이날은 60, 70년대 대구문단을 풍미했던 시인 신동집의 시 '별빛이 나의 붓을 따순다'를 발레 공연으로 만들어 선보인다. 조운주의 시낭송과 함께 이정일 계명대 교수의 안무로 지혜림 전영진 등이 출연한다.
4일 오후 6시 수성아트피아 무학홀에서는 '현대시 100주년 기념 심포지엄'을 연다. 김선굉 대구문협 시분과위원장의 사회로 시인 이태수 씨의 '대구의 현대시 100년', 조향래 매일신문 문화부장의 '해방 이후 대구문단사' 주제발표가 이어지고, 소설가 송일호 씨와 시인 서지월 윤미전 씨가 토론에 참여한다. 또 시극(대구재능시낭송협회)과 시노래(송&포엠) 공연도 진행된다.
5일 오후 7시 푸른방송 아트홀에서는 대구문협회원 초대 음악회를 연다. 합동출판기념회와 올해 각종 문학상 수상자들에 대한 축하연, 신입회원 환영회 등의 순서로 진행한다. 6일 오후 2시 신천둔치에서는 제26회 달구벌 전국한글백일장을 개최한다. 전국을 대상으로 초·중·고·일반부로 나눠 운문과 산문부의 입상자를 선정한다.
대구문학제는 문학의 외연을 넓히고 문학이 가진 역량을 새롭게 펼쳐 보이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대구의 현대시 100년을 돌아보고, 대구 문단사를 살피며 또 잊혀 가는 대구의 큰 시인 신동집을 재조명하고 이를 다양한 예술과 접목시켜 시민에게 다가가는 축제이다.
1주일간에 걸쳐 문학의 축제를 여는 것은 일종의 모험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문학은 늘 우리 일상 속에서 살아 숨쉬며 삶을 윤택하게 해주는 물과 공기와도 같은 존재임이 분명하다. 문무학 대구문인협회장은 "대구문학제는 문인들만의 잔치가 아니라, 시민과 함께하는 축제"라며 "문학을 통해 우리의 삶이 얼마나 더 아름다워질 수 있는지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했다.
김중기기자 filmt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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