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에서 본 우울증

입력 2007-09-06 17:08:42

정신분석적인 측면에서 우울증은 분노가 자신을 향할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예를 들면 가족 중 한 사람과 사별을 했을 때 우울증 환자들은 보통 사람의 슬픔과 달리 심한 죄책감과 자기멸시감을 갖는 점이다. 이와 함께 달리 우리나라 사람은 우울증에 노출되면 서양인과 신체적인 증상의 호소가 많은 것도 특징이다.

고부간의 갈등이 심했던 여성의 경우 말 못하고 참아왔던 '홧병'으로 인해 만성두통, 소화불량, 가슴앓이, 마비증상 등을 나타나는 경향을 띠기도 한다.

◆우울증의 증상=불안하고 초조한 기분이 지속되고 슬프고 쓸쓸한 느낌에 휩싸여 매사 관심이 없어지거나 의욕을 상실하게 되는 수가 많다. 불면증이 점차 심해지면서 잠을 잘 못 이루고 입맛도 떨어진다. 집중력도 떨어지면서 사람을 만나는 것을 피하려 하며 자신을 한심한 사람으로 여기는 때가 잦아진다.

반대로 신경질적인 성격을 드러내면서 타인에 대해 공격적인 사람으로 변하거나 분노와 증오가 심해지면서 폭력을 휘두르기도 한다.

특히 결혼과 출산, 갱년기, 노년기를 거치면서 몸 안의 호르몬 작용 변화가 심한 여성의 경우 환경적인 스트레스가 가중되면 더욱 우울증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치료=정신요법은 우울증의 원인을 제거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된다. 주위사람들이 인내심을 갖고 환자를 잘 이해하도록 노력해야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환자 스스로도 안정을 위한 기분전환이나 집중력을 키우는 복식호흡을 통해 증상을 극복하려는 의지가 필요하다. 음악 감상, 서예, 꽃꽂이, 화초 가꾸기 등 취미를 통해 삶의 목표점을 갖는 것도 한 방법이다.

임상적으로 식이요법도 중요하다. 우울증 환자의 대부분이 영양실조나 영양부족 혹은 영양과잉이나 불균형의 상태에 있다. 또 섭취하는 음식에 비해 운동부족인 경우도 있다.

따라서 동물성 식이, 즉 단백질이나 지방질은 우울증의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삼가는 것이 좋으며 가공된 식품, 조미료의 사용도 줄이고 친환경적, 자연식품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산책, 수영, 등산 등 체력에 맞는 종목을 택해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도 치료에 도움이 된다.

약물치료는 약의 의존성이나 부작용을 초래하므로 되도록 삼가야 한다. 수면제나 안정제 같은 약에 한 번 빠지면 복용할 땐 편하지만 끊으면 다시 괴로워 못 견디게 되고 머리가 무거워지면서 무력감, 졸음, 주의력 결핍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한방치료로는 침과 뜸을 병용해 보기양혈지제, 청열안신지제나 순기통경지제 계통의 처방이 증상 호전에 효과적이다.

◇ 여성과 우울증

우울증은 주로 일상생활 가운데 실망감과 자아상실감 등 생활사건이나 스트레스와 같은 심리사회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난다.

여성의 경우 결혼과 출산은 환경의 변화와 엄마로서의 무거운 책임감, 생리적인 호르몬의 불안정한 변화 등으로 인해 우울증을 일으키는 요인이 된다.

갱년기도 우울증의 원인이 된다. 월경의 중단에 따른 체내 호르몬의 변화와 가임여성으로서의 자격 상실, 다 큰 자녀들과의 거리감과 남편의 무관심 등이 얽혀 허전한 마음이 지속되는 '빈둥지 증후군'이 생기면서 우울증에 쉽게 노출된다.

노년기엔 은퇴나 이별, 친구의 사망, 경제적 어려움 등이 계기가 돼 마음에 상처가 커짐으로써 우울증이 나타날 수 있다. 이 때는 주로 정서적 측면보다는 신체적으로 치매나 기억력 저하, 망상 등의 증상이 두드러진다.

따라서 나이가 들수록 삶의 목표점을 스스로 찾고 취미생활을 통해 삶의 전기를 바꿔주는 것도 우울증 예방하는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도움말'일신한의원 서만완 원장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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