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섬유·염색업체들의 숙원사업인 '섬유폐기물 자원화설비(섬유폐기물을 소각, 폐열을 이용하는 장치)' 설치가 인근 주민들의 반대로 결국 무산됐다.
대구염색산업단지관리공단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인근 주민들 대표로 구성된 건설 반대 추진위원회와 공단 실무진, 대구시 관계자 등 15여 명이 만나 간담회를 갖고 설비 설치를 취소하기로 합의했다. 공단 관계자는 "업체들에겐 꼭 필요한 시설이지만 주민들이 끊임없이 제기하는 민원을 뒤로 하고 건립하는 것은 무리라고 봤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공단 내 섬유업체에서 발생하는 섬유폐기물을 안정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33억 원(시비 15억 원)을 들여 올해 10월까지 완공하기로 한 자원화 설비 계획은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대신 공단측은 업체들에서 나오는 섬유폐기물을 파쇄해 강원도의 한 시멘트 공장으로 보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시멘트를 고열로 가공할 때 섬유폐기물을 원료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 또 이 방식은 자원화설비 이용 때보다 업체들의 추가 비용이 많지 않다는 것이 공단측의 설명이다.공단측은 늦어도 다음달까지 대구시로부터 승인을 받아 내년 3월부터 이 방식으로 폐기물 처리를 하기로 했다.
권핵기 소각장 건설 반대 추진위원회 위원장은 "소각장이 아무리 최첨단으로 공해 유발이 없다고 하지만 주민 여론이나 환경 등 여러가지 측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파쇄를 통한 처리는 인근에 해가 되지 않는 대안으로 판단, 합의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설비 무산 소식에 업체들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한 섬유인은 "가뜩이나 경기가 최악인 상황에서 자원화 설비 무산은 폐기물 처리 비용 증가로 이어져 업체들의 채산성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서구 비산7동과 비산5동 등 염색공단 인근 주민들은 지난 4월 공단 내 섬유폐기물 자원화설비 설치를 반대하는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대구시와 서구청에 진정서를 제출하는 등 4개월여 동안 반대 운동을 펼쳐왔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한덕수 "24일 오후 9시, 한미 2+2 통상협의…초당적 협의 부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