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기온 0.4℃ 낮아졌지만 열대야 4일 많아져
대구가 전국 수위를 차지할 것이라곤 '여름 날씨'밖에 없다?
대구가 여름철 최고기온 1위 자리를 경남 합천, 밀양, 경북 영천 등 다른 도시에 내준 지 이미 오래다. 2001년 이후 지금까지 대구는 단 한 번도 전국 상위권 내에 들지 못했다. '찜통 도시'라는 과거 명성이 퇴색된 듯하다. 과연 실제로 그럴까? 대구 여름철 더위의 실체를 알아본다.
◆최고기온은 과거보다 낮아져
기획탐사팀이 기상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30년간(1971~2000년) 대구의 여름철 최고기온 평균값은 30.6℃였으나 최근 7년간(2001~2007년) 평균값은 0.4℃ 낮아진 30.2℃로 나타났다.
최근 7년간 대구의 낮 최고기온이 35℃ 이상인 일수를 조사해보니 2001년과 2002년에는 5일, 2003년에는 한 번도 없었고 2004년 8일, 2005년 6일, 2006년 12일, 2007년 6일을 기록했다. 이는 1994년 43일 등 매년 평균 20일 이상을 기록했던 것에 비해 초라한(?) 성적이다.
최고기온은 1994년 39.4℃, 1995년 39.2℃를 기록, 전국 최고기록을 갖고 있으나 2000년대 들어서는 전국 10위권 안팎에 머물고 있다. 경남 밀양은 2004년 7월 38.5℃를 기록했고 합천군은 2006년 8월에 38℃까지 수은주가 치솟아 대구를 제쳤다.
그렇다면 대구의 여름철 기온이 낮아졌는가? 기상 전문가들은 신중한 입장이다. 한성민 대구기상대 예보사는 "최근 다른 지역의 최고기온이 높게 관측됐지만 대구보다 훨씬 더운 지역이라 말하긴 어렵다."면서 "기후를 측정할 때는 최소 30년 이상의 측정치를 근거해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다는 얘기다.
이부용 대구가톨릭대 환경과학부 교수는 "최근 대구가 외곽지역보다 5%가량 일사량이 줄었고 구름 양은 많아진 것으로 관측됐다."며 "이는 온도가 하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열대야 일수는 더 많아져
대구의 여름철 기온이 과거보다 약간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체감기온은 전혀 그렇게 느껴지지 않는다. 열대야 현상(밤 기온이 25℃ 이상인 날) 때문이다. 대구는 2001년 이후 98일이었지만 낮 최고기온 최고를 기록한 밀양은 4일, 합천은 13일에 불과했다. 대구의 열대야 일수는 과거 30년간 평균 10.2일에 불과했지만 최근 7년간은 평균 14일로 훨씬 많아졌다.
대구 기상대 관계자는 "더위를 측정하는 방법에는 낮 최고기온이 가장 중요한 듯하지만 실제로는 열대야 일수를 따져보는 게 훨씬 더 의미있다."고 했다.
대구는 지형이 분지인데다 바람의 세기도 약해 달구어진 열이 도심을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체감온도가 훨씬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영남대 건설환경공학부 백성옥 교수는 "대구는 다른 지역에 비해 열대야 일수가 많으며 비가 적고 풍속이 느린 점을 볼 때 시민들이 느끼는 체감 온도는 다른 지역과 비할 바가 아니다."고 했다. 대구는 여전히 최고의 '찜통 도시'임에 틀림없는 듯하다.
기획탐사팀=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임상준기자 zzu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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