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들 수수료 부담 커 기피…"동네가게도 할부 되는데…"
지역 4년제 대학에 다니는 A씨(25)는 최근 대학에 등록금 카드결제를 문의했다가 기분이 상했다. 가정 형편상 부모님이 400만 원이 넘는 등록금을 내주기가 힘든데다 모아둔 돈도 없어 혹시나 하는 마음에 카드결제 가능 여부를 문의했는데 "수수료 때문에 안 된다."는 답변을 들은 것. A씨는 "조그마한 상가에서도 몇만 원 정도 되면 카드로 무이자 할부 납부할 수 있는데 수백만 원이나 되는 대학 등록금은 왜 반드시 현금으로 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대학이 현금 장사를 하는 곳이 아니라면 카드로 등록금을 납부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지역 대학들이 등록금 카드결제를 외면하고 있어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큰 불만이 되고 있다. 대학들이 카드결제 수수료 문제를 이유로 현금으로만 받는데다 분할 납부도 두 차례 정도로 제한하고 절차도 까다롭게 해놨기 때문. 실제로 교육인적자원부에 따르면 현재 전국의 대학 360곳(전문대 포함) 중 등록금 카드 납부를 허용한 곳은 45곳에 지나지 않는다.
이에 대해 대학들은 "한 학기에 1만 명이 넘는 학생들이 등록금을 카드로 결제할 경우 수수료를 모두 대학에서 떠안아야 한다."며 "3년 전 한 카드회사에서 카드 수수료를 감면해 한 차례 카드결제가 이뤄졌지만 이후 카드사가 감면을 해주지 않아 바로 철회했다."고 했다. 또 "만약 수수료를 학생들에게 부담 지울 경우에는 등록금 인상이 불가피하고 다른 문제도 불거질 수도 있어 어쩔 수 없는 형편"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교육인적자원부 관계자는 "1989년 사립대, 2003년 국립대에서 등록금 자율화가 됐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카드결제를 강요하기 어려운 형편이지만 학생들의 부담을 고려해 각 대학에 계속 카드납부를 허용하도록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상현기자 ss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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