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를 만들자] (기고)"구미, 위기의식 가지고 실업은 막아내야"

입력 2007-08-08 07:43:03

최근 유래 없는 수출의 호조에도 불구하고 대표적인 산업도시인 구미지역의 경제는 침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구미공단 제조업체들의 고용인력은 2007년 4월 말 현재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천 명 정도 감소했는데, 이는 2004년 5월 이후 최저수준이다.

구미 경제가 침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로는 최근 수년 동안 대하합섬, 금강화섬, 오리온전기, 한국합섬과 그 계열사인 HK 등 대기업의 부도 내지 폐업으로 5천여 명의 실직자가 발생한 사실을 들 수 있다. 이들 기업의 수많은 하청업체까지 포함한다면 일자리 상실의 문제는 더욱 심각할 것이다.

기대를 모았던 LG필립스LCD의 유치가 경기도 파주로 결정됐고, LG와 대우의 계열사 및 한국전기초자 등에서도 대규모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회사별 구조조정 인원이 수백에서 수천 명의 근로자를 감원하는 대규모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대로 방치할 경우 구미지역에는 사상 최대의 실업대란이 예상된다. 따라서 더 이상의 피해를 막기 위한 노·사·정 삼자의 그 어느 때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우선 노동조합은 선명성과 명분도 중요하지만 고용여건이 어려울 경우 동료들의 일자리를 지키는 것을 가장 절박하고 중요한 과제로 생각하고 고통을 분담하고 양보하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사용자 측은 경영환경의 악화를 강성노조의 탓으로 돌리기보다는 노동조합을 진정한 파트너로 생각하고 모든 경영상황을 조금도 숨김없이 공개하면서 노동조합에 협조를 구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지방정부는 단순노무직 성격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라는 보여주기식 행정에 연연하지 말고 기존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반성해야 한다. 무엇보다 노사 양측으로부터 신뢰받는 중재자로서 현재 존재하고 있는 양질의 정규직 일자리를 지키는 데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실업은 개인적으로나 사회적·국민경제적으로 큰 해악이다. IMF 당시 뼈저리게 경험했듯이 실업은 개인에게는 물질적 생존기반을 박탈하여 가정생활과 사회생활까지 파탄에 이르게 한다는 사실을 노·사·정 당사자들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김용원 대구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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