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 물에 붉은 색 잉크를 떨어뜨리면 붉은 색이 퍼지면서 물 전체가 붉은 색이 되는데 이러한 현상을 확산이라 하고, 물에 소금을 넣으면 소금이 조금씩 녹으면서 없어지는 걸 볼 수 있는데 이를 용해라고 한다. 많은 학생들이 두 개념을 이해하는데 혼란을 느끼지만 찬찬히 살피면 그 차이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우선 확산은 기체 속의 분자 또는 용액 속의 이온이나 분자가 농도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이동하여 농도가 같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녹아들어간다는 뜻의 용해는 두 물질이 섞여 균일하게 되었다는 의미로서 기체·액체·고체인 물질이 다른 기체·액체·고체와 혼합해 균일한 상태가 되는 현상이다. 확산과 용해는 '모든 현상은 무질서도(엔트로피)가 증가하는 방향으로 진행된다.'는 열역학 제2법칙에 따라 일어나며 두 물질이 따로 분리되어 있는 것보다는 섞여 있는 것이 무질서도가 크므로 혼합되는 방향으로 일어나는 것이다.
그렇다면 용해나 확산은 모두 서로 다른 물질이 고루 섞이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는데 확산과 용해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우선 용해와 확산은 일어나는 원인이 다르다. 용해는 녹는 물질(용질)과 녹이는 물질(용매) 사이의 정전기적 상호 작용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따라서 용매와 용질을 섞었을 때, 용매-용질 간의 인력이 용질 분자 간의 인력이나 용매 분자 간의 인력보다 클 때는 용해가 잘 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용해는 일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확산은 입자 또는 분자가 가진 열운동 때문에 일어나므로 상대 입자와 상대적으로 별 상호작용을 하지 않으며 단지 입자나 분자, 이온의 크기가 작을수록, 용매의 점성이 작을수록, 또 농도차가 클수록 확산이 잘 일어난다.
두 번째 차이는 한계값의 유무로 구분할 수 있다. 용해는 일정 온도에서 일정량의 녹이는 물질(용매)에 녹을 수 있는 녹는 물질(용질)의 최대값 즉 용해도라고 일컬어지는 한계값이 존재한다. 대개 물질이 다른 물질에 녹아드는 속도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느려지는데 용질이 용매에 녹는 속도와 용액으로부터 용질이 빠져나오는 속도가 같을 때 이를 용해 평형이라 하고 용해 평형에 이르면 외관상 용질은 더 이상 녹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이에 반해 확산은 물질이 얼마나 많이 있느냐에 관계없이 계속해서 일어난다. 즉 포화란 개념이 없이 물질을 더 넣으면 계속해서 확산이 일어나므로 확산에 있어서는 한계값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세 번째 차이는 용해는 용질이 녹는 과정에서 에너지의 출입이 동반되지만 확산은 에너지의 출입이 없다는 것이다. 어떤 과정에 있어서의 에너지 출입에 의해 물질이 가지고 있는 총 내부에너지도 변하는데 이를 화학에서는 엔탈피 변화라고 한다. 용해 과정은 열출입에 따른 엔탈피의 변화가 있으므로 온도에 따라 용해 과정이 달라진다. 즉 고체의 용해과정은 흡열반응이므로 주위의 온도가 높으면 열을 흡수하기 쉬워서 용해가 잘 일어나지만, 기체의 용해과정은 발열반응이기 때문에 온도가 높으면 열을 내놓기 어려워 용해가 잘 되지 않고 오히려 낮은 온도에서 용해가 잘 일어난다. 사이다와 같은 탄산음료를 차게 해서 마시면 용해된 이산화탄소의 양이 많아서 탁 쏘는 맛을 느낄 수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확산은 확산되는 과정에 있어 열의 출입에 따른 엔탈피 변화가 없으므로 온도가 달라져도 확산되는 양의 차이가 거의 없다.
차정록(차선생 과학아카데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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