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되면 매년 찾아오는 불청객이 있다. 바로 눈병이다.
눈병은 여름에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고 연중 발생하는 질환 중 하나지만 여름철에 더 유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 눈병은 한 번 걸리면 가족이나 또래 친구들에게 급속도로 전염되기 때문에 예방만이 최선의 방법이 된다.
눈병이 유행하는 계절, 눈병의 종류와 예방법을 짚어보고 자외선이 강한 피서지에서 눈의 건강을 위한 대책도 알아본다.
◆유행성 각결막염=여름철에 특히 유행하지만 사실은 연중 걸릴 수 있는 눈병 중 하나이다. 유행성 각결막염은 감기의 원인이 되는 아데노바이러스 8형과 19형이 주 원인으로 '눈에 걸리는 감기'에 속한다. 잠복기는 약 1주일로 대개 양쪽 눈에 발생한다. 한쪽 눈에만 걸릴 수도 있으나 2~7일 후면 다른 쪽 눈에도 증상이 나타나며, 이 경우 먼저 발생한 눈의 증상이 더 심하게 나타난다.
초기에는 눈이 충혈되고 모래가 낀 듯 아프면서 눈물이 나고 눈곱도 자주 낀다. 시간이 지나면 눈꺼풀이 붓고 심한 경우 햇빛을 보면 눈이 부시고 시력도 떨어진다. 그 이유는 주로 각막에 손상이 생기면서 나타나는 증상들이다.
각막손상은 각막상피에 혼탁을 남기기도 하는데 수개월이 지나면 없어지나 수년 이상 지속되기도 한다. 어린이들에게선 귀밑과 턱밑 임파선이 붓고 아프며 열이나 설사가 심한 감기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첫 1주일간은 아무리 치료를 해도 증상이 계속 심해지다가 2~3주 시간이 흐르면 저절로 낫는 것이 보통이다.
특별한 치료약은 없으며 일단 걸리면 증상을 완화시키는 것이 주된 치료이며 전염성이 강하기 때문에 주위사람들에게 전염되지 않도록 막는 것이 중요하다. 눈꺼풀이 심하게 부으면 얼음찜질이 좋다.
◆급성 출혈성 결막염(아폴로 눈병)=1969년 가나에서 처음 확인되면서 그해 전 세계적으로 유행한 눈병이다. 시기가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과 일치해 아폴로 눈병으로 불린다.
원인은 엔테로바이러스 70형과 드물게 콕사키바이러스 A24형으로 유행성 각결막염과 혼동이 되기도 한다. 차이점은 급성 출혈성 결막염의 잠복기가 8~48시간으로 짧고 대개 1주일이내 증상이 호전된다는 것이다.
증상은 갑작스럽게 눈이 아프고 이물감이 들며 눈물이 나는데 결막아래 출혈로 인해 눈이 심하게 충혈된다. 귀밑 임파선이 붓거나 열과 기침을 동반한 전신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매년 유행하지는 않지만 독감처럼 수년마다 대유행 시기가 있다. 치료는 유행성 각결막염과 차이가 없으며 전염성이 대단히 빠르고 강하기 때문에 전염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피서지 강한 햇빛도 조심을=휴가철 피서지에서 내려 쬐는 강한 햇빛은 수면이나 모래 등에 반사돼 눈에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햇빛 중에서도 특히 자외선은 각막염, 군날개, 백내장의 원인이 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노인성 황반변성 등 망막질환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특히 조심할 필요가 있다.
각막염은 강한 햇빛으로 인해 검은 동자에 상처가 난 것이고, 군날개란 눈의 흰자위에서 검은 동자쪽으로 섬유조직의 살이 자라나는 것이다. 눈의 렌즈에 혼탁이 생기는 백내장은 자외선에 오랜 시간 노출될 경우 심해질 수 있다.
또 자외선은 카메라의 필름에 해당하는 우리 눈의 망막에 영향을 주어 황반변성이나 일광망막병증 등을 일으켜 시력을 떨어뜨리거나 소수지만 실명까지 불러 올 수 있다.
따라서 여름철 햇빛이 강한 피서지에서는 눈을 보호하기 위해 선글라스를 반드시 착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선글라스의 색은 보통 녹색이나 회색계열을 착용하는 것이 눈에 편하며 색이 너무 짙거나 옅은 것은 피해야 한다. 이 때 적당한 자외선 차단지수를 가진 제품이 좋다.
◇ 눈병 발생시 주의사항
▷눈병이 걸리면 약 2주간은 공공장소를 삼가고 증상이 호전돼도 전염을 막기 위해 타인과의 접촉은 피한다.
▷가렵고 이물감을 느껴도 눈을 비비거나 식염수로 눈을 씻는 것을 삼간다.
▷자주 손을 씻고 수건과 같은 개인용품은 따로 사용한다. 눈이 심하게 충혈됐다고 안대를 착용하는 것은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삼가는 것이 좋다.
▷환자가 사용한 안약을 가족들이 예방을 위해 사용해선 안되고 약도 한 번에 한 방울씩만 점안하고 너무 자주 많이 넣으면 좋지 않다. 안약에는 방부제가 들어 있어 자주 점안하면 오히려 눈에 자극을 줄 수 있다.
도움말.대구가톨릭대학병원 안과 김근해 교수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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