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일 '부도 위기'…미분양 물량 증가 자금 압박

입력 2007-06-13 10:34:08

㈜신일이 '부도 위기'에 몰리고 있다.

㈜신일은 지난 3년간 대구·경북 지역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아파트 신규 공급에 나서왔으나 최근 지방 부동산이 침체되면서 미분양 물량이 크게 증가, 어려움에 처했다.

서울과 전주에 본사를 둔 ㈜신일은 '신일 해피트리'란 브랜드로 지난 2003년 이후 대구 지역에서 9개, 경북 구미 1개 등 10개 단지를 분양했으며 이 중 2개 단지는 올 상반기부터 입주를 시작했다.

㈜신일 관계자는 "일시적인 자금 압박으로 1차 부도가 났지만 현재 최종 부도를 막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며 "대한주택보증 등 법적인 보호책이 마련돼 있어 계약자나 입주민들에게는 피해가 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경북지역 ㈜신일 해피트리 현장

㈜신일이 분양한 단지는 대구, 경북 지역에서 10곳으로 전체 규모가 6천 가구를 넘어선다. 현재 분양 중인 단지는 달서구 진천 1·2차 단지와 수성구 수성1·2차 단지를 비롯해 동구 각산동 1·2차 단지와 북구 칠성동 주상복합 단지 등이 있으며 구미는 지난해 11월 분양한 임은동 단지가 있다. 또 동구 신서동과 달서구 상인동 단지는 현재 입주가 진행 중에 있다.

신일은 역외 주택업체로는 발 빠르게 대구 시장 공략에 나서 적극적인 브랜드 홍보와 차별화된 제품 등으로 단기간 내에 시장 진출에 성공했으며 지난해 대구 지역 전체 아파트 공급 실적 2위를 차지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펴왔다.

또 대구 시장을 발판으로 지난해 도급 금액이 3천억 원을 넘어서며 시공능력 평가 순위가 74위에서 57위로 상승했다.

그러나 지난 상반기 이후 정부의 각종 부동산 규제책으로 대구를 비롯한 지방 시장 주택 경기가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하면서 미분양 단지가 증가하면서 자금 압박을 받아왔다.

주택업체 관계자들은 "㈜신일이 지난해 이후 대구와 울산 등 지방 시장에서 적극적인 공략에 나선 결과 상대적으로 많은 미분양 물량을 떠안게 됐고 결국 1차 부도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수도권과는 달리 지방 건설 시장을 살리기 위한 정부의 의지가 필요한 때"라고 밝혔다.

◆입주민 및 계약자 피해는

결론부터 말하면 계약자 및 입주자 피해는 미미할 것이라는 것이 관계 기관들의 답변이다.

IMF 당시 건설업체들의 잇단 부도로 계약자와 입주민들이 상당한 금전적 손실을 입었지만 현재 아파트 분양 구조는 IMF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탓이다. 우선 시행·시공 구도로 분양이 이뤄짐에 따라 시공사는 단순 도급업체의 지위를 갖고 있다. 즉 분양 현장에 브랜드는 시공사 이름을 달지만 법적으로 사업주체는 시행사며 부도가 날 경우에는 대한주택보증에서 시공책임을 안게 된다.

건설협회 관계자는 "IMF 때 문제가 된 원인은 사업 주체인 시공사가 공정률에 상관없이 자금을 앞당겨 사용(선납)한 탓에 부도 이후 공사 대금 부족으로 계약자들이 피해를 입게 된 것"이라며 "요즘은 금융권 등에서 엄격히 공정률과 계약률에 따라 공사 자금 집행을 하고 있어 대체 시공사를 선정하면 문제가 해결된다."고 밝혔다.

또 "미분양이 많아 사업 진행이 불가능한 단지는 판단에 따라 계약자들에게 계약금을 환불해준 뒤 사업장을 폐쇄할 수 있으며 단순 도급 업체를 선정하는 만큼 짧은 기간에 대체 시공사 선정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모 주택업체 임원은 "대한주택보증에서 시공 주체를 맡게 되면 계약자나 입주민들에게는 오히려 득이 될 수도 있다."며 "엄격한 자금관리와 함께 분양 대금이 공사에 100% 투입될 수 있어 현장 불량률이 낮아지고 단지 완성도가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하도급 업체나 자금을 대여한 금융권은 자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 피해를 입을 가능성도 크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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