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 굴절사다리차 사고후 점검·관리 '비상'

입력 2007-05-19 09:34:00

▲ 서울의 한 초교 학부모들이 굴절사다리차에서 떨어져 사망하면서 대구의 굴절사다리차 점검,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사진은 사고 직후 대구 한 소방서에서 굴절사다리차를 정밀 점검하는 모습.
▲ 서울의 한 초교 학부모들이 굴절사다리차에서 떨어져 사망하면서 대구의 굴절사다리차 점검,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사진은 사고 직후 대구 한 소방서에서 굴절사다리차를 정밀 점검하는 모습.

17일 서울의 한 초교에서 소방안전교육을 받던 학부모 2명이 굴절사다리차에서 떨어져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대구의 굴절사다리차 점검·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대구소방본부에 따르면 대구 7개 소방서가 보유한 굴절사다리차는 18m짜리 6대, 27m짜리 2대 등 모두 8대. 이 가운데 이번 사고 차량의 회사 제품이 2대가 있는데다 대구에서도 서울과 마찬가지로 학생 및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1년에 3, 4차례 굴절사다리차 훈련을 실시하고 있어 바짝 긴장하고 있는 것.

대구소방본부는 사고 발생 뒤 7개 소방서에 "사고 원인이 밝혀지기 전까지 시민을 대상으로 한 굴절사다리차 훈련을 모두 중지하라."는 지침을 전달한 데 이어 자체 비상 점검에 돌입했다. 소방본부에 따르면 아파트 화재에 주로 쓰이는 굴절사다리차는 구조용 바스켓(탑승 공간)에 탄 소방관이 수십 미터 높이에서 불을 끄거나 인명을 구조하는 장비. 이번 사고는 바스켓을 탄 학부모들이 24m지점까지 올라갔다가 갑자기 바스켓이 뒤집혀 땅바닥으로 떨어지면서 일어났는데, 차량 노후 등으로 바스켓의 무게를 지탱하는 와이어가 끊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대구소방본부는 대구의 굴절사다리차 구조가 서울과 다르다며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이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사고 차량 회사가 제작한 2대를 면밀히 분석한 결과 서울 굴절사다리차는 25㎜ 와이어가 바스켓을 직접 지탱하는 방식이지만 대구는 8㎜ 와이어가 수평 유지 역할만 하고, 와이어가 끊어지는 사고가 발생해도 지지대가 튀어나와 바스켓이 뒤집히는 일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따라서 대구에서는 비슷한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구의 굴절사다리차 역시 많이 낡았다는 점에서 사고 위험성을 완전 배제하기는 힘들다. 소방방재청은 12년마다 한 번씩 굴절사다리차를 교체하도록 하고 있지만 대구소방본부는 예산 등의 문제로 12년 주기를 넘긴 92년식 차량이 2대나 되고 95년식 2대, 97년식 1대, 98년식 1대 등 노후 차량이 적잖은 것.

이에 대해 대구 소방본부 관계자는 "굴절사다리차는 출동이 많지 않아 장비 노후율이 상대적으로 덜하고, 일간 주간 월간으로 나눠 정비도 신경 쓰고 있다."며 "점검·관리를 더욱 강화해 사고 위험을 막겠다."고 말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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