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매도 변하고 있다

입력 2007-05-12 15:32:47

옛날 매파는 중매를 서서 '잘되면 양복 한 벌, 잘못되면 뺨을 석대' 맞았다.

요즘은 아예 결혼중개회사가 생겼다. 이른바 '결혼정보회사'다. 듀오와 선우 등 결혼정보회사라는 간판을 단 전문적인 중매회사들이 전국적으로 300~400개에 이른다.

요즘 같은 봄철 주말이면 시내 유명호텔 커피숍에서는 맞선을 보는 미혼남녀들로 북적거린다. 정장차림의 남녀가 다소곳한 모습으로 서로를 살피는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마담뚜는 간단하게 두 사람을 인사만 시키고 자리를 뜬다. 미주알고주알 상대방의 인적사항이나 조건 등은 이미 서로에게 알려준 상태. 첫 대면에서는 첫인상이 중요하다.

하긴 요즘도 활동하는 마담뚜들은 맞선 보러 나온 남녀들을 고객으로 끌어들인다. 물론 소개비를 받는다. 일반인의 경우에는 2만~3만 원 정도면 된다. 의사나 고시합격생 등 전문직 종사자의 경우에는 10만 원 정도. 물론 여자 측에서 낸다. 성혼이 되면 사례비를 내야 한다. 결혼당사자의 양가 형편에 따라 다르겠지만 고소득 직종의 경우 500만 원 이상을 줘야 한다. 사례비를 적게 줬을 경우에는 매파의 험담을 각오해야 할지도 모른다.

마담뚜와 달리 결혼정보회사는 회원가입시 미리 받는다. 사례비는 없다. 대략 1년 정도의 가입기간 동안 100만~200만 원 정도다.

맞선을 많이 봤다는 이혜경(가명·33·주부) 씨는 "주말마다 끌려가듯이 맞선을 보곤했는데 딱 '이 사람이다' 하는 사람을 만나지는 못했다."면서 "조건에 맞추다 보니 집 한 채와 자동차를 노골적으로 요구하는 경우도 있어서 기분이 나빴다."고 맞선의 경험을 털어놓았다.

그래도 맞선은 늘어나고 있다. 원하는 이상형을 만나기가 어려워진 세상이기 때문이다. 우후죽순처럼 늘어나는 결혼정보회사들의 숫자를 봐도 그렇지만 자리를 잡은 결혼정보회사들이 매년 20% 이상 성장하는 것을 봐도 짐작할 수 있다. 10년이 지난 '듀오'가 지난해까지 결혼시킨 커플만 1만 4천쌍. 대구에서만 1천400여 쌍이나 된다.

결혼정보회사에서 커플매니저들의 역할은 크다. 이제는 남녀가 각자의 프로필을 받아보고 선택하는 '프로필매칭시스템'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한 달에 10번 이상 상대를 만나보는 사람도 적지않다. 이들 결혼정보회사는 회원들의 신상정보를 받아 그대로 상대에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학력이나 재산상태 등을 검증하는 과정도 거친다. 재혼하는 사람도 당당하게 결혼정보회사의 문을 두드리는 세상이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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