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와 관련해 떠도는 이야기는 많다. 역사와 종류는 물론이고, 소주를 마시면 살이 찐다 혹은 빠진다는 이야기와 감기에 좋다는 속설까지 있다. 소주와 관련해 떠도는 이야기를 점검해보았다.
△소주의 역사
소주는 기원전 3천년 경 서아시아의 수메르에서 처음 만들어졌으며 우리나라에는 고려 말에 들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소주는 곡식으로 만들어졌고 값이 비싸 귀족들만 즐겼다. 서민들은 약으로나 쓰는 정도였다. 조선 말 소주가 대량 생산되면서 막걸리를 대신해 서민들에게도 보편화됐다.
그러다가 1965년부터 정부의 양곡정책에 따라 증류식 소주의 곡류사용이 금지됐다. 이에 따라 증류식 소주 제조장이 주정생산시설로 일부 전환되고 나머지는 대부분 희석식 소주로 바뀌었다. 그렇게 생겨난 것이 지금 보편화된 희석식 소주다. 1991년부터 증류주 생산 면허가 다시 개방되어 일부 기존 소주 제조장과 신규면허를 취득한 업체가 생산을 개시하고 있다.
△희석식'증류식
소주에는 희석식과 증류식이 있다. 시중에 많이 판매되고 있는 소주는 희석식이다. 이는 쌀, 보리, 고구마, 타피오카 등의 원료를 발효시킨 후 증류시켜 이물질과 향을 없앤 알코올 도수 95%의 원료에 물과 첨가제를 섞어 만든 것이다. 참소주, 참眞이슬路, 시원 소주 등이 이에 해당한다. 희석식 소주의 맛은 얼마나 좋은 물을 쓰느냐에 따라 차이가 많다.
증류식 소주는 고려시대부터 시작된 전통적인 방법으로 곡물을 발효시킨 후 증류시킨 술을 말한다. 희석식 소주보다 향과 맛이 강하고 도수는 대체로 40도 이상이다. 알코올의 끓는점은 78℃, 물의 끓는점은 100℃이다. 담근 술은 물과 알코올이 섞여 있으므로 78℃로 가열하면 이론상 알코올만 빠져 나온다. 증기로 빠져나온 알코올을 차게 식히면 다시 알코올이 된다. 이것이 증류식 소주로 안동소주'제주민속주'화요 등이 있다.
△소주의 영양가
소주 한 잔에는 약 70kcal의 열량이 있을 뿐 다른 영양소는 없다. 열량을 영양으로 착각하기 때문에 소주에 영양이 있다는 말이 생겨났다. 술을 많이 마시면 살이 찐다. 왜일까? 체중 70kg인 성인이 하루에 필요한 열량은 2천kcal∼2천400kcal. 따라서 만약 적당량의 식사를 하고 소주 한 병을 마실 경우 약 500kcal가 초과되는 셈이다. 여기에 안주까지 곁들이면 초과열량은 더 늘어난다. 게다가 소비될 때는 소주로 섭취한 칼로리부터 소비된다. 특별히 운동을 많이 하지 않는 한, 식사와 안주로 섭취한 칼로리는 그대로 남는다. 이것이 흔히 '술배' '술살'이라고 하는 것이다.
△소주 해독 시간
체중 60kg인 사람이 소주 1병을 마셨을 때 몸이 알코올 성분을 분해하는 데는 약 15시간이 걸린다. 건강한 간이라도 정상으로 회복되는 데 72시간이 걸리므로 3, 4일 간격을 두고 술을 마셔야 간에 무리를 주지 않는다. 성인의 몸이 하루에 무리 없이 처리할 수 있는 소주의 양은 3잔. 맥주나 양주의 경우도 각각의 잔으로 3잔이다. 따라서 처리능력 이상의 소주를 계속 마시면 결국 지방간이 되고, 지방간염, 알코올성 간경화로 이어질 수 있다. 이론상 정상인도 8년 간 매일 소주 2병을 마시면 간경화가 온다.
△ 소주와 고춧가루=감기약?
소주가 감기에 좋다는 속설은 잘못된 것이다. 소주에 고춧가루를 타서 마시면 땀을 내게 해 일시적으로 체온이 내려가지만 감기를 낫게 하진 않고, 오히려 간에 부담을 주고 상태를 악화시킨다. 고춧가루에 든 켑사이신이 진통제 역할을 하지만 이 또한 일시적 마비에 불과하다. 차라리 콩나물국에 고춧가루를 타서 마시는 쪽이 낫다.
도움말 : 내과 전문의 권오종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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