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혼 접수 3개월 전 부동산 판 김상욱 의원…재산 분할 덜 해주려고?

입력 2025-05-17 08:30:00 수정 2025-05-17 08:37:00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16일 전북 익산시 익산역 동부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무소속 김상욱 의원과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16일 전북 익산시 익산역 동부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무소속 김상욱 의원과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상욱 무소속 의원이 투기·재산축소신고 의혹을 받던 울산KTX역 인근 땅을 지난해 매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런데 매도 시기를 놓고 잡음이 나온다. 매도 시기가 이혼 석 달 전으로 드러나서다. 이에 "이런 행위는 아내와의 재산 분할액을 축소할 때 종종 발생하는 꼼수 가운데 하나"라는 법조계 목소리가 나왔다.

16일 매일신문 취재에 따르면 김 의원은 지난해 7월26일 울산 KTX역 인근인 울주군 삼남읍 신화리에 위치한 475㎡(약 144평) 규모의 논을 50대 남성에게 4억3천만원에 팔았다. 김 의원은 2019년 11월4일 4억2천811만원 정도 들여 이 땅을 산 바 있다.

김상욱 무소속 의원이 소유했던 땅. 네이버 지도
김상욱 무소속 의원이 소유했던 땅. 네이버 지도

투기 의혹까지 받던 땅을 5년 만에 거의 원가 처분하자 뒷말이 나왔다. 이 땅 인근은 'KTX울산 역세권 복합특화단지'로 지정된 곳으로 김 의원은 복합특화단지 개발 추진 발표 직후 이 땅을 샀다. 목적은 '주말 체험 영농'이었다. 지난해 총선 땐 땅값을 1억600만원이라고 축소 신고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당시 김 의원은 "실제 주말 농장으로 활용한 적이 있었다"며 축소 신고에 대해선 "선거 사무장이 규정을 모르고 한 잘못"이라고 말했다.

김상욱 의원이 소유한 땅 위치. 네이버지도
김상욱 의원이 소유한 땅 위치. 네이버지도

특히 이혼 직전 매도한 사실이 알려져 뒷말은 더욱 무성하다. 김 의원이 이 땅이 팔리고 3개월 뒤 이혼 서류를 법원에 집어넣었다. 법원에 따르면 김 의원은 지난해 11월1일 울산가정법원에 협의이혼 신청 서류를 접수하고 지난 2월 두 차례에 걸친 이혼의사 확인기일을 가졌다.

이와 관련 법조계에선 "이혼을 염두에 두고 자기 명의 부동산을 현금화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왔다. 익명을 원한 한 이혼전문변호사는 "이혼에 앞서 부동산을 현금화한 뒤 모종의 방법으로 분할 대상 재산에서 제외시키는 사례는 이혼 소송 과정에서 종종 나타나는 꼼수"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개인사를 묻고 다니는 행위가 불쾌하다"면서 제대로 된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 김 의원의 아내는 "이혼 소식은 잘못 알려진 것"이라며 이혼 신청 사실을 부인했다. 이에 매일신문은 이혼 접수 신청 내역을 보내 다시 이에 대해 물었지만 답은 없었다.

98학번으로 고려대 법대를 졸업한 뒤 일반 기업을 다니던 김 의원은 회사를 관두고 로스쿨을 준비해 2009년 1기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에 입성했다. 남편이 회사원-변호사-국회의원으로 입신양명하는 사이 전문직 아내의 헌신적인 지원이 있었다고 한다.

한편 김 의원은 16일 전북 익산에서 열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유세에 참여했다. 지난해 국민의힘으로부터 사실상의 전략공천인 '국민추천후보' 자격을 받아 의원 배지를 달게 된 김 의원은 8일 "극우 보수와 수구 보수가 아닌 참 민주 보수의 길을 걷겠다"며 국민의힘을 탈당했고 15일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보수의 기준에 따라 평가하더라도 가장 보수다운 후보"라며 이 후보 공식 지지를 선언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