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협상 비준안 23일 처리' 戰雲감도는 국회

입력 2005-11-22 15:04:38

與 "이번에는 차질 없어야"

열린우리당 정세균(丁世均) 의장 겸 원내대표는 22일 "쌀 산업 근본대책을 내년 2월까지 만들어 오도록 정부에 요구했다"고 밝혔다.

정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고위정책회의에서 "정말 대가를 치르면서 (쌀 관세화) 10년 유예를 다시 받았는데 이번에는 제대로 해 차질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혜영(元惠榮) 정책위의장은 일부 단체에서 수학능력시험일 쌀 비준동의안 처리 연기를 요청한 데 대해 "농민단체 등 반대단체들도 다 자식들을 가진 부모로서 건전한 양식을 갖고 있을 것"이라면서 "수능시험에 차질을 빚는 시위를 안 할 것으로 믿고 있으며, 그런 의도가 있다면 불행한 일이 없도록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우리당은 이날 오후 원내대표단 회의를 갖고 23일 본회의 쌀 협상 비준동의안 처리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열린우리당 정세균(丁世均), 한나라당 강재섭(姜在涉) 원내대표는 쌀 관세화 유예협상 비준동의안을 23일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 상정하기로 합의했다. 여야 원내대표는 21일 회담을 갖고 쌀 협상 비준안 처리문제를 포함한 5개 항에 합의했다고 우리당 오영식(吳泳食), 한나라당 나경원(羅卿瑗) 공보담당 원내부대표가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오 원내부대표는 "쌀 협상 비준안은 23일 본회의에 상정하되, 정부는 쌀의 국제교역환경 변화에 맞춰 농업·농촌 대책을 전면 재검토해 내년 초 국회에 보고하고, 국회는 그 결과를 토대로 법적·제도적 뒷받침을 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원내 제1·2당이 이같이 합의함에 따라 쌀 협상 비준안은 본회의에 상정된 뒤 표결을 통해 찬성 다수로 통과될 가능성이 크지만, 민주노동당과 농촌 출신 여야 의원들의 강한 반발로 인해 상정 단계에서 물리적 충돌 등 진통이 예상된다.

◆민주노동당 지도부는 쌀 협상 비준동의안의 강행처리 저지를 위해 21일 밤부터 전국적인 철야 농성에 돌입했다. 민노당은 이날 여의도당사에서 비상대책위원-의원단 연석회의를 갖고 비대위원과 소속 국회의원, 시·도당 위원장, 지역위원장 등 지도부 전원이 중앙당사와 전국 16개 시·도당에서 오후 7시를 기해 무기한 철야농성에 들어갔다고 박용진 대변인이 밝혔다.

민노당은 또 권영길(權永吉) 임시대표 등 지도부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이날 밤 국회 앞에서 촛불집회를 열었으며, 지난 15일 열린 농민대회의 과잉진압 논란과 관련해 당내에 진상규명위원회를 구성키로 했다.

◆열린우리당 최규성(崔圭成), 한나라당 홍문표( 洪文杓), 민주당 한화갑(韓和甲), 민주노동당 강기갑(姜基甲·비례대표), 자민련 김낙성(金洛聖) 의원 등 여야 농촌 출신 의원 5명은 21일 "쌀 협상 비준안의 본회의 처리를 저지키 위해 국회의장석 점거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들 의원은 이날 우리당과 한나라당 지도부가 쌀 비준안의 23일 본회의 상정에 합의한 것과 관련, 국회에서 간담회를 갖고 "12월 18일 끝나는 DDA(도하개발어젠다) 협상 이후 쌀 비준안을 처리해도 아무 문제가 없다"며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또 정부-국회-농민단체로 3자 협의기구 구성 및 근본적 농업회생대책 마련, 23일 전원위원회 소집 등의 요구사항을 전달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지난 15일 열린 농민대회에서 이뤄진 과잉 진압을 규탄하면서 부상농민 위로 방문, 변호인단 구성을 통한 구속농민 변론 및 법무장관 항의방문 등을 진행할 계획임을 밝혔다.

한편 강기갑 의원은 이날로 26일째 단식을 이어갔다.

◆민주당과 학부모 단체 등은 내년도 대입수학능력시험일인 오는 23일 국회의 쌀 협상 비준안 처리 연기를 촉구했다.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21일 브리핑을 통해 "국회 쌀 협상 비준안 처리에 따른 시위가 수능에 지장을 줘서는 안 된다"면서 "농민회 등 농민단체는 쌀 비준안이 연기된다면 (수능 당일) 시위를 자제할 수 있다는 약속을 했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쌀 협상 비준안 연기 협조 요청 등 농민단체와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학사모)' 등의 의견을 김원기(金元基) 국회의장에게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학사모도 "올해는 입시제도의 변화와 교원평가 등으로 인한 교단 내 갈등이 면학분위기에 악영향을 미쳤다"면서 "시험일을 앞둔 시점에 하루 만이라도 우리 자녀를 위해 우리 사회를 혼란케 하는 모든 논쟁을 멈추고 아이들이 맘껏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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