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산재보험 부담 '눈덩이'

입력 2004-12-29 10:45:05

…올 3조원 육박

최근 몇년간 산재 신청이 급증하면서 기업들의

산재보험 부담액도 큰 폭으로 증가, 올 한해 3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특히 정부에서 정하는 내년도 산재보험률이 올해보다 상승, 사업장별 부담이 가

중될 것으로 보인다.

재계는 산재인정 폭주, 요양기간 장기화, 과도한 산재급여 등 보험료 지출상의

'도덕적 해이'에 더해 정부의 산재보험료 전용 관행으로 기업의 재정 압박이 심화되

고 있다며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오는 31일 정부의 2005년 전산업 산재보험요율 고시를 앞두

고 29일 발표한 '산재보험요율 결정의 현황과 문제점'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2005년 전체산업평균 산재보험요율은 평균 1.62%로 올해 1.48%보다 0.14%포인트

상승할 예정으로 특히 근골격계 질환자가 속출하고 있는 자동차 조립업은 1.9%, 선

박건조.수리업은 3.8%로 평균치보다 높다.

경총은 보고서에서 "내년 산재보험요율 상승률은 최근 10년 사이 최고 수준으로

임금인상률을 고려하면 기업 부담은 올해 대비 20% 이상 늘어나게 돼 기업 경쟁력에

지장을 받게 될 것"이라며 "산재보험료 규모는 올해 2조9천500억원에 이어 내년에는

3조6천억원 수준으로 20% 가량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산재보험요율은 산재위험도에 따라 61개 업종별로 세분화돼 있는데 평균 보험요

율은 2000년 1.76%, 2001년 1.67%, 2002년 1.49%로 하락세를 보이다 지난해 1.36%,

올해 1.48%로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특히 근로자들의 보험급여가 2000년 1조4천562억원에서 올해 2조9천284억원(추

정), 2005년 3조1천299억원으로 급증하면서 기업들의 산재보험료 총액도 ▲2000년 1

조8천763억원 ▲2002년 2조3천953억원 ▲2004년 2조9천500억원(추정) ▲2005년 3조6

천억원(추정) 등으로 5년 사이 2배 가까이 늘어났다.

경총은 "산재보험료의 급격한 인상은 근골격계 질환 등 작업성 질환의 산재인정

남발과 요양 장기화, 요양기관의 관리 소홀 등 지출 측면에서 도덕적 해이를 해소하

지 못한 것이 주요인"이라며 "그러나 인건비, 운영비 등 정부 부담분까지 산재보험

료에서 전용하는 등 정부가 제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도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경총에 따르면 산재보험법상 정부는 공단운영비, 인건비 등을 지원하도록 돼 있

으나 실제 지원 액수는 전무한데다 산재보험 및 산재예방 사업 지출 예산 총액의 3%

이내를 정부가 지원해야 하는 규정도 유명무실화, 기업이 전액 부담하는 보험료가

공단 인건비.운영비에 전용되는 부작용이 초래되고 있다는 것.

실제로 현행 산재보험요율은 보험급여에 충당되는 순보험요율(85%)과 보험사업,

산재예방에 소요되는 부가보험요율(15%)로 구성돼 있어 올해 산재보험료 가운데 부

가보험요율(15%)은 3천818억원임에도 불구, 근로복지공단 인건비.운영비 867억원,

산업안전공단 인건비.운영비 653억원, 공단 직원 융자 21억원 등이 부가보험료에서

충당돼 부가보험료 실제 지출은 5천770억원이나 됐다.

경총은 "부가보험료 집행이 실제 한도를 넘어서면서 그만큼 순보험료 부문은 줄

어들어 기업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며 "부가보험요율 15%에 대한 산정 근거도

충분치 못하다"고 지적했다.

경총은 산재 보험 산업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담은 보고서를 조만간 정부와 국

회에 제출키로 하는 등 보험요율 문제에 적극 대응키로 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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