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백화점업계 '깨진 대박의 꿈'

입력 2004-12-23 08:39:05

백화점업계의 전자상거래에 대한 환상이 깨지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2000년을 전후해 전자상거래에 뛰어 들었던 백화점들이 인

터넷쇼핑몰 운영의 한계를 인식하고 사업을 포기하거나 축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

다.

지난 99년 인터넷쇼핑몰을 개설했던 대구지역 A백화점은 매출 부진이 계속되자

최근 사업개시 6년만에 운영을 포기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생활 전반에 대한 인터넷의 지배력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전자상거래에 대한

미련이 없지는 않지만 연간 매출이 전체 매출의 0.1%에도 못미쳐 손익분기점조차 맞

추지 못하는 사업을 계속 유지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이 회사는 인터넷쇼핑몰을 다른 업체에 넘겨 아웃소싱을 통한 온라인 상품판매

를 검토하고 있으나 인수업체가 없을 경우 쇼핑몰을 폐쇄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2001년부터 인터넷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는 B백화점도 수차례에 걸친 리뉴얼 작

업과 콘텐츠 개발 등에 상당한 투자를 해왔으나 최근 사업을 축소하는 쪽으로 방향

을 틀었다.

이 회사는 인터넷쇼핑몰 개설 당시 전자상거래에 따른 매출규모가 수년내에 백

화점 전체 매출의 3분 1 수준에 이를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으나 이미 오래

전에 '황금알을 낳는 거위'에 대한 환상을 접었다.

회사 관계자는 "전국의 백화점업계가 대부분 백화점의 인터넷쇼핑몰 사업의 한

계를 인식해 비중을 줄이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상품 판매보다는 백화점의 이미

지를 높이고 상품을 안내하는 차원에서 인터넷쇼핑몰을 운영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은 백화점 상품의 특성상 고객들이 오프라인 매장에서 상품을 직접

보고 구입하려는 경향이 많은 데다 반품 등에 따른 비용 부담, 인터넷쇼핑몰의 난립

등에서 비롯된 것으로 업계 관계자는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들은 오프라인 매장과 인터넷쇼핑몰을 함께 운영함으로써

신규 고객 확보를 통한 매출신장을 기대했다"면서 "백화점의 브랜드 파워가 자사의

인터넷쇼핑몰을 활성화시킬 것이라는 기대는 잘못된 판단이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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