修能 표준점수제, 다각적인 보완을

입력 2004-12-15 11:34:20

2005학년도 대학 수학능력시험 성적 발표 결과 일부 탐구영역 선택과목에 만점이 쏟아지고, 과목별 등급 편차가 너무 커 '사상 최대의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미 휴대전화 부정 시험으로 공신력을 잃은 데다 원점수 표기를 없애고 표준점수제를 처음 도입하면서 일부 과목의 난이도 조절까지 실패함으로써 최악의 사태가 예고되고 있는 판이다. 이 때문에 수험생과 학부모들을 당혹케 하는 건 물론, 일선 교사들의 진학 지도에도 엄청난 혼선을 빚어 올해 수능이 '시행착오'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특히 사회탐구·과학탐구·제2외국어 등 선택과목은 수험생들이 원점수로 똑같은 만점자라도 표준점수 차이가 크게는 37점, 낮게는 7점이나 난다니 도대체 말이나 되는가. 대학 서열화와 점수 따기 경쟁을 막고, 과목 간 난이도 차이에 따른 점수 불균형을 보완해보겠다는 제도 개선의 결과가 이런 결과를 불렀다면 말을 잃을 수밖에 없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특정과목 편중 현상을 막고 선택과목 간의 성적 비교에서도 편차가 줄어들었다고 변명하고 있는 모양이다. 실로 한심하기 짝이 없으며, 수십만 수험생이 일생이 달린 문제를 섣불리 시도한 게 아니냐는 인상도 지울 수 없다.

성적표를 받아든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진로를 어떻게 선택해야 할지 막막하고, 일선 교사들도 진학지도에 어려움이 커 하소연하고 있는 형편이라 지금 고3 교실은 공황상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육 당국은 표준점수제가 여전히 난이도의 불균형을 부르고, '하향평준화'를 가져 왔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워지려면 이번 사태의 근본 요인을 점검, 다각적인 보완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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