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失業率 15%가 넘는다는데

입력 2004-12-13 15:06:09

실질실업률이 15%가 넘는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 민간경제연구소는 불완전고용자를 경제활동인구로 나눈 불완전활용도를 적용, 올 들어 9월말까지의 실질실업률을 15.1%로 분석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정부가 발표한 공식 실업률 3.5%를 4.3배나 웃도는 수치다. 먹고 살기 위해 움직일 수 있는 사람 100명중 15명이 밥벌이를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결과다. 전문가들은, 자영업자의 경우 소득이 극히 낮더라도 취업자로 분류되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체감실업률은 15%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삼팔선'에 '이태백'이 넘쳐나는 시대에 실업률 3%대를 넘지 않는다는 정부 통계를 신뢰할 사람은 경제 관리들 외엔 아무도 없을 것이다. 물론 정부의 통계가 틀린 것은 아니다. 적용하는 기준과 계산하는 방법이 서로 다를 뿐이다. 그러나 낮은 통계를 고집하면서 경제가 나쁘지 않다, 실업사정이 안정적이라는 등 실태를 잘못 짚고 시기를 놓쳐서 경제를 더욱 어렵게 만들어서는 안된다. 특히 정치지도자가 통계에 의해 현실감을 놓치고 있다면 작은 문제가 아니다. 우리가 통계의 현실감을 강조하는 소이가 여기에 있다.

실업률 3%대면 거의 완전 고용 수준이다. 이런 수치를 기초로 현실 경제를 바라본다면 경제 회복과 고용 확대에 무슨 도움이 될 것인가. 미국을 비롯한 세계경제는 내년에도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밝은 전망이지만 우리 경제는 내년에 더 나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경제에 심리적 영향이 중요하다 하더라도 정확한 현실 인식은 더 중요하다.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통계는 죽은 자료일 뿐이다. 실업 상황과 실업자의 고통을 알아야 경제 회생과 고용 증진의 걸림돌이 무엇인지 알고 실효성 있는 대책이 나올 수 있다. 정부의 정확한 현실 인식을 거듭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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