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륵고향 논쟁 지자체간 뜨거운 감자

입력 2004-12-11 10:07:20

가야금의 명인으로 전통음악인 국악의 기틀을 닦은 가야국의 우륵(于勒)의 고향이 지금까지 알려진 것과는 달리 경남 거창군 가조면 석강리라는 김종택 전 경북대교수의 주장(본지 6일자 30면보도)에 대해 관련 지자체들이 발끈하고 있다.

지난 8일 거창군 종합사회복지관에서는 경북대 퇴계연구소 김종택(전 경북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박사는 '우륵의 고향 성열(省熱)은 어디인가?'란 주제의 학술발표회에서 "성열은 지금까지 알려진 경남 의령군 부림면 신반(新反)설은 잘못된 것이며 거창군 가조면 석강리 생초(省草: 일명 소새)마을"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가야금의 고장'으로 자부해 온 경북 고령군과 경남 의령군은 김 박사의 주장을 반박하고 나섰다.

신정환 고령 대가야박물관장은 "주장이 아닌 증명이라고 하지만 기존의 역사·국문학자들의 학설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것은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또 의령박물관 김상철(37) 학예연구사도 "문화지리학적 해석은 엄청난 오류가 있다"며 "이 같은 문제는 역사·언어·국문학자들이 공동 참여해 결론을 내려야 하는 만큼 인정하지 못한다"고 반박했다.

우륵의 출생지에 대한 정확한 기록은 없고 삼국사기에 "가야금은 중국 악(樂)인 쟁(箏)을 본떠서 만들었다", "가야국 가실왕(嘉實王)이 당의 악기를 보고 만들었는데 왕은 '여러 나라 방언이 각각 다르니 그 음성을 어찌 통일할 수 있을까?' 하고 곧 악사 성열현(省熱懸)인 우륵에게 명하여 12곡을 지었다"라는 기록이 있을 뿐이다.

한편 충북 충주에서는 우륵이 제자들을 기르며 말년을 보낸 곳으로 알려진 '탄금대(彈琴台)'의 명성을 배경으로 해마다 '우륵문화제'를 개최 중이며 '전국 가야금병창대회'도 갖고 있다.

또 고령군은 우륵의 신위를 모신 사당과 기념박물관, 기념탑공원 등을 세워 '대가야문화제'와 함께 '우륵추모제'를 여는 등 고령이 '우륵의 고을'임을 알려왔다.

의령군 역시 '우륵의 출생지'라며 김승곤 건국대 명예교수 등 학자들을 통한 '우륵 출생지연구 전국 학술토론회'를 갖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 왔다.

아울러 우륵을 기리기 위한 기념관 건립 계획과 '의병제전'에서의 전국 가야금병창대회 등 각종 사업을 계속 추진중이다.

거창·정광효기자 khjeo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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