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에이즈' 재선충 경주까지 확산

입력 2004-12-09 11:04:44

치사율 100%의 '소나무 에이즈' 재선충이 포항에 이어 경주지역에서도 발생해 산림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재선충 발견은 경주국립공원 토함산지구와 20Km 정도 떨어진 지점이어서 경주 전역에 확산 우려가 높다.

경북도 재선충방제특별대책본부(본부장 김용대 행정부지사)는 경주시 양남면 수렴리 산 31, 240의 3 국도변 200m 지점에 소나무 10여 그루(피해면적 0.3ha)가 말라죽어 국립산림과학원 남부산림연구소에 시료 검사를 의뢰한 결과, 재선충이 검출됐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8일 밝혔다. 따라서 전체 수종의 80%가량이 소나무인 토함산·남산을 중심으로 한 경주국립공원 일대가 위협받게 된 상황이다.

감염지역은 지난 7월 재선충이 발발한 울산시 시례동에서 8km 정도 떨어진 지점이다.

경북도는 경주시와 공동으로 양남면 일대 소나무에 대한 항공예찰과 정밀 조사를 실시하고 긴급방제에 나섰다. 경북도는 재선충 확산방지를 위해 이달 중 피해지 내 소나무를 모두 베어내 파쇄하는 한편 추가 발생시 반경 2km 이내 소나무를 벌목하고 내년 6,7월 중 5차례의 항공방제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재선충의 예방 및 치료법이 아직 개발돼 있지 않다는 점을 감안, 경주와 울산시간 경계 지역에 길이 10km, 폭 1,2Km 규모로 소나무를 완전 베어내는 '무송(無松) 벨트'를 만드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또한 도내 재선충 발생 지역인 포항시 기계면과 구미·칠곡지역(2001년도 재선충 발발)에도 각각 길이 7km, 12km의 무송 벨트 설치를 고려하고 있다.

경북도는 무송 벨트를 설치하게 될 경우 이에 필요한 사업비 2천600여억원을 전액 국비로 지원해 줄 것과 도 및 시·군 전담 기구 설치, 도 재선충 방제사업단 신설 등을 정부에 건의할 계획이다.

소나무 재선충은 1988년 부산 금정산에서 첫 발견된 이후 경북지역에서는 2001년 구미시와 지난달 포항시에서 각각 발생했다. 김해용기자 kimhy@imaeil.com 경주·박정출기자 jcpark@imaeil.com

사진:100%에 이르는 일명 '소나무 에이즈' 재선충이 경주시 양남면 수렴리 산에서 발생했다. 재선충으로 말라죽은 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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