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도 뜨거운 스토브리그

입력 2004-11-30 14:06:09

국내 아마추어 스포츠계가 프로 못지 않은 뜨거운 스토브리그를 보내고 있다.

전국 16개 시·도체육회는 내년 한 해 농사인 전국체전에 대비, 선수들을 영입하고 재계약을 하면서 지나친 경쟁으로 선수들의 몸값이 치솟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스포츠계에서 선수들이 좋은 조건에 따라 팀을 이동하고, 각 팀이 실력이 나은 선수를 영입하는 것은 당연한 일로 여겨진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충남, 경북, 경남, 울산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들이 전국체전 성적 올리기에 급급해 스카우트 경쟁을 펼치면서 연봉 1억원이 넘는 아마추어 선수들이 탄생, 종목·선수들간의 위화감이 조성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것. 전국체전이 끝난 매년 겨울에는 스타급 선수들의 시·도간 자리 이동이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고 일부 얌체 선수들은 2년간 단기 계약을 한 후 수시로 소속팀을 옮겨 계약금을 챙기고 있다.

이에 따라 시·도의 전국체전 성적이 '국내산 용병'들의 활약에 따라 좌우되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

예산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대구시체육회는 이번에 고액 연봉 선수들을 정리할 계획이다.

요트의 김호곤(대구도시개발공사), 수영의 김방현(대구시설관리공단) 등 연봉 8천만원 이상을 받는 선수들의 경우 더 이상 연봉을 올려주면서 데리고 있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시체육회는 스타플레이어 대신 몸값이 낮은 선수 여러명을 둬 체전에서의 성적 공백을 메울 방침이다.

시체육회는 또 새로운 선수를 영입하는 대신 기존 선수들을 지키는 전략을 세웠지만 이들이 재계약 때 다시 계약금을 요구해 애를 태우고 있다.

시체육회 관계자는 "다른 시·도에 선수들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발버둥을 치고 있다"며 "아마추어도 이제 자유계약선수(FA) 제도를 도입하는 등 프로처럼 선수 영입과 이적에 관한 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경북체육회는 2005년 울산 체전에서 3위로 올라서고 2006년 경북에서 열리는 전국체전에서우승한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우수 선수 영입에 힘을 쏟고 있으나 선수들의 몸값이 올라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북은 또 역도의 이배영(경북개발공사) 등 올해 아테네올림픽과 전국체전 등에서 좋은 성적을 낸 선수들이 많아 이들을 적절하게 대우하는데도 크게 신경을 써야 할 처지에 놓여 있다.

김교성기자 kgs@imaeil.com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