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부삼천지교

입력 2004-11-30 08:55:09

영화 '맹부삼천지교'는 아들의 명문대 입성을 위한 맹렬한 아버지의 이야기인데, 여기서 편부 밑에서 양육되는 아들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와 성공적인 학습 요인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아내와 일찍 사별한 주인공 맹만수는 재혼도 하지 않고, 아들을 위해서라면 어떤 장애물이라도 뛰어넘겠다는 각오로 살아간다.

아들 역시 아버지의 뜻에 순종하고 공부도 잘하는 수재다.

학원·학교·집이 1km 내에 있어야 명문대에 합격한다는'일당십락'의 소문 때문에, 사채까지 빌어 서울 강남 대치동으로 이사를 강행한다.

그러나 아들 맹사성은 아버지에게 한번도 말한 적은 없지만, 사실 가수가 되고 싶었다.

학원이 끝나면, 아버지 몰래 야간 업소를 전전하며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점차 성적이 떨어지고 아버지와의 불화는 첨예화된다.

맹사성은 자기를 위로해주는 앞집 여학생을 좋아한다.

아버지와의 갈등이 커질수록 그녀가 유일한 안식처가 된다.

결말에는 사성이 아버지에게 콘서트 초청장을 전해주며 집을 나간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는 아버지-어머니-아들 간의 삼각관계를 말한다.

아들이 어머니에게 욕망을 느끼게 되나, 이런 욕망을 이루는데 아버지는 방해가 되는 경쟁자다.

하지만 싸워서 이기기엔 아버지는 너무 강한 존재이기 때문에, 아버지와 자기를 동일시함으로써, 갈등을 극복한다는 프括絹揚?이론이다.

편부 아래 자란 맹사성은 존재하지 않는 어머니 상이 상상속의 어머니 상으로 대체되어,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겪는다.

아버지 맹만수는 아들이 넘어서기엔 너무 강한 상대였다.

맹사성은 삶의 본보기로서의 자격을 아버지에게 부여하고 순종함으로써, 그리고 어머니에 대한 욕망을 어머니가 아닌 다른 여성(앞집 여학생)에게 돌림으로써,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극복한다.

오늘날 부모의 이혼이나 사망 등으로 결손 가정이 증가하면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도 변형된 형태로 나타나는 것 같다.

자녀 교육을 위한 부모의 노력이 성취감이 아닌, 부모-자녀 관계의 악화로 이어지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자녀들의 성공적인 학습을 위해서는 어떤 요소가 필요한 것일까.

공부하는 것을 자동차 운전과 비교해보자. 자동차에서 가장 중요한 엔진은 학생의 지능 등 두뇌요인에 비유될 수 있다.

그러나 엔진만 좋아서는 안 된다.

자동차의 에너지원으로 좋은 휘발유를 써야 엔진에 무리가 없다.

튼튼한 신체가 학습에 필수라는 말이다.

자동차가 매끄럽게 움직이자면, 4개의 바퀴가 잘 협동하고, 각각의 타이어가 튼튼해야한다.

이것은 한 과목에 치중되지 않고 다양한 교과목의 조화에 비유할 수 있다.

역시 운전에는 절묘한 핸들링이 중요하듯이, 잘 습득된 학습기술요인이 어려운 코스에서도 좋은 결과를 낳게 한다.

자동차 안이 잘 정돈되고 청결해야 안락한 느낌이 있듯이, 학생의 내면적 심리적 상태도 이처럼 안정되어야 한다.

이렇게 자동차 자체는 모두 완벽하더라도, 도로 여건이 좋지 않으면, 승차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바로 이것이 학습의 환경적 요인이다.

정돈된 공부방 같은 물리적 환경이나, 부모나 형제, 친구, 교사 등과의 대인 관계적 환경 역시 중요하다.

맹사성은 물리적 환경적 요인에만 치중하여, 아들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등 불안정한 심리적 요인을 간과하였다.

자녀가 성적이 오르지 않거나,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보일 때는, 위의 요소에 따라 진단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마음과마음정신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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