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없는 벼농사 땅심살려 뭐하나"

입력 2004-11-29 09:58:11

농민들'논 볏짚 넣기'아예 포기

"땅심(地力)은 살려서 뭐해요. 벼농사 지어봤자 헛건데…."

추곡수매 물량 축소와 가격 인하 등으로 벼농사에 희망을 잃어버리면서 땅심 살리기를 포기하고 볏짚을 가축 사료로 처분하는 농민들이 늘고 있다.

문경을 비롯한 경북 북서부 지역 농민들은 요즘 대부분 볏짚을 200평당 1만5천원∼3만원을 받고 현장에서 소 사료로 처분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농민들이 볏짚을 축산농가에 팔지 않고 땅심을 돋구기 위해 콤바인으로 썰어 논에 퇴비로 넣는 모습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 같은 모습은 찾아보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이동수(62·문경시 동로면)씨는 "그동안 추곡수매 가격인하 등 영향으로 시중 쌀값도 형편없이 떨어져 당장 한 푼의 돈이라도 아쉬운 나머지 볏짚을 팔고 있다"며 "특히 임대농 경우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볏짚은 규산, 유기물, 염화칼륨, 인산 등 땅심을 돋우는데 좋은 성분이 많이 들어있는 훌륭한 퇴비이기 때문에 고품질 쌀을 생산하기 위해 논으로 되돌려져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말이다.

농업기술센터 이상진 소장은 "해마다 겨울철 영농교육 때 볏짚을 논에 꼭 넣어줄 것을 당부하고 있지만 농민들이 몽땅 축산 농가에 처분하는 경우가 많다" 며 "최소한 1년 주기로 한 차례씩은 볏짚을 논에 넣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문경·장영화기자 yhj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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