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났다고 수험생들이 대학입시의 짐을 벗은 건 아니다.
아니 진짜 입시는 이제부터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수능시험을 향해 차근차근 실력을 쌓아가는 자신과의 승부였지만 시험이 끝난 이상 자신이 갖춘 조건에서 가장 유리한 대학을 선택해 합격할 수 있도록 정보를 수집하고 전략을 짜는 수험생간의 승부다.
대학입시 2라운드. 수능시험이라는 1라운드 결과가 좋았느냐 나빴느냐에는 더 이상 연연해선 안 된다.
기대보다 잘 나왔다고 방심해서도, 못 나왔다고 낙심해서도 안 된다.
더욱이 올해 입시부터는 수험생들의 선택 영역과 대학들의 반영 방법이 천차만별인데다 표준점수라는 변수가 아직 남아 있다.
여기에 수험생보다 대학 입학 정원이 더 많다는 좋은 조건까지 보태면 정시모집 전형이 끝날 때까지 시간을 허비해선 안 된다는 결론이 나올 것이다.
■수능 점수를 파고들어라=수능시험을 치른 수험생들이 지금 시점에서 시험에 대해 얻을 수 있는 정보는 몇 가지가 있다.
가채점 결과와 평소 모의고사 점수 개인 비교치, 각종 입시기관과 언론이 발표하는 불확실한 수치, 학교나 학원 친구들의 점수 등.
많은 수험생들이 여기에 울고웃는다.
그러나 여기에는 다양한 변수들이 포함돼 있다.
개인별로 어느 영역을 선택했느냐, 사회나 과학탐구 선택과목은 무엇이냐, 지망할 대학은 어느 수준이고 어떤 영역과 과목을 반영하느냐 등등.
게다가 올해부터는 원점수가 사라지고 표준점수가 발표된다는 큰 차이가 있다.
원점수 총점이 같다고 해도 표준점수로 바꾸면 올라갈 수도, 내려갈 수도 있다.
가령 많은 수험생들이 어렵게 느낀 영역을 잘 쳤다면 표준점수는 올라가고, 쉽다는 반응을 보인 영역을 못 쳤다면 표준점수로 손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
탐구영역의 많은 선택과목까지 포함한다면 표준점수가 누구에게 유리하고 불리할지 판단할 방법이 없다.
지금으로선 일단 자신의 영역별·과목별 원점수가 모의고사 점수에 비해 어떠한지 살펴보는 일이 중요하다.
이를 일반적인 분석이나 주위 반응과 비교해 본다.
그리고는 지망하고자 하는 대학이 해당 영역을 어떻게, 얼마나 비중 있게 반영하는지 살펴보고 다른 대학의 비슷한 학과는 혹시 다르게 반영하는지 비교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야 자신의 영역별 점수가 정시모집 지원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감을 잡을 수 있다.
입시기관들의 지원 가능점 예측에 총점이 몇 점 모자란다고 해당 대학이 치르는 논술·면접고사를 대비하지 않거나, 지원 자체를 고려하지 않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대학별 요강을 공부하라=대학별 입시 요강이 워낙 복잡해졌기 때문에 그냥 훑어보는 정도로는 이해가 어렵다.
그렇다고 예전처럼 담임 교사나 상담 교사에게 묻기도 어렵다.
교사들조차 세부적인 내용을 완전히 파악하기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제부터는 자신이 지원할 만한, 가고자 하는 대학의 입시 요강을 수능 공부하는 심정으로 들여다봐야 한다.
수능 점수와 학생부 성적은 몇 %씩 반영하는지, 수능 영역별 반영 방법과 가중치 적용은 어떠한지, 비교과 영역은 어느 정도 반영하며 요소별 실질 반영률은 어느 정도인지, 논술·면접은 어떤 유형으로 어떻게 치르는지 등을 파악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비슷한 수준의 대학들간 요강 차이가 어느 정도인지 비교해 보려면 며칠이 걸릴지 모른다.
여기에 자신의 전형요소별 점수나 자격 등을 대입해 지원 대학을 결정하고 대비하려면 하루 몇 시간씩은 머리를 싸매야 한다.
이렇게 분석한 자료를 토대로 자신이 지원할 대학을 모집군별로 3~5개로 압축한다.
여기에 맞춰 차분히 대비하다가 다음달 수능 성적이 발표되면 지원 범위를 더욱 좁히고, 원서 접수 때 최종 결정하는 단계적 과정을 거쳐야 한다.
모르는 내용은 해당 대학에 즉시 문의하는 것이 좋다.
정원 부족을 걱정하는 대학들은 원하는 것 보다 더 많은 정보를 줄 것이다.
■부족해도 끝까지 도전하라=자신의 학생부 성적이 낮다고 2학기 수시모집을 포기한 수험생이 의외로 많다.
그러나 수능시험이 예상보다 훨씬 기대에 못 미친다면 지금이라도 수시모집을 살펴봐야 한다.
아직 원서 접수가 끝나지 않은 대학이 적잖으므로 덤으로 가질 수 있는 기회를 내던질 필요는 없다.
평소 모의고사 성적이 논술·면접고사를 치르는 대학에 지망할 수 있는 수험생이라면 수능시험을 다소 못 쳤다고 해도 꾸준히 이에 대비하는 것이 유리하다.
설사 수능 점수가 몇 점 모자란다고 해도 논술·면접에서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다는 마음으로 지원을 생각했던 대학이 요구하는 전형을 준비해야 한다.
중·하위권 수험생들의 경우 한두 과목을 망치면 성적 발표 때까지 모든 것을 외면한 채 시간을 허비하기 쉽다.
그러나 중·하위권 대학은 어느 학과에서 미달 사태가 날지 모르는데다 복수지원에 의한 추가 합격이 얼마나 생길지 알 수 없다.
일단은 선택할 대학과 학과의 범위를 넓게 잡아둬야 한다.
원서 접수 때 경쟁률 추이를 살피는 것도 나름의 범위가 있을 때 효과적이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시간이 있을 때 이를 충분히 검토해둬야 한다.
재수는 정시모집 합격자 발표가 날 때까지 결정할 필요가 없다.
올해는 운이 없어, 실수로 시험을 망쳤지만 재수를 하면 점수가 올라갈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다.
최악의 경우 올해 입시를 포기했다고 해도 가고자 하는 대학에 지원해서 경험을 쌓아두겠다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사진설명 : 수능시험이 끝났지만 대학입시는 계속된다. 열심히 적극적으로 파고들면 수능 점수 몇 점은 극복할 수도 있다. 이채근기자 minch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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