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면접고사 대비

입력 2004-11-22 08:52:07

수능시험을 끝낸 수험생들이나 학부모들은 대개 수능 점수와 학생부 성적 등으로 지원할 대학을 선택하고, 필요하면 논술·면접고사에 대비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틀린 건 아니지만 실제 입시에서는 이밖에도 많은 변수들이 작용한다는 사실에 초점을 맞춰볼 필요가 있다.

수험생의 성적대에 따라 수능이나 학생부 몇 점 차이는 쉽게 따라잡을 수 있을 만큼 큰 영향을 미치는 것도 있다.

수능시험을 기대만큼 못 쳤다고 아쉬워만 하고 있어서는 얻을 것이 없다.

방향을 달리 해서 바라보면 당초 목표만큼은 아니라고 해도 아쉬움을 한층 덜 수 있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선호도에 주목하라=올해도 자연계 상위권 수험생들의 의·약계열 선호는 계속될 전망이다.

인문계에서는 장기적인 취업난 때문에 사범대와 교육대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송원학원이 수능시험 후 89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이런 경향이 확인됐다.

인문계의 경우 사범(28%)-상경(26%)-법정(22%)-인문·사회(15%) 순으로 나타났으며, 자연계는 의·약(75%)-공학(20%) 비율을 보였다.

수능성적이나 내신성적에 자신이 있다면 이 같은 선호도에 관계없이 소신지원하면 되지만 다소 모자라는 수험생들은 선호도의 빈틈을 노려볼 필요가 있다.

특히 자연계 수험생들은 이공계열의 모집 인원이 많고 정부의 지원책이 계속 나오는 만큼 선호도 약세를 노려 과감하게 지원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담임 교사나 대학 재학 중인 선배들과 충분히 이야기를 나눠본 뒤 결정하면 될 것이다.

◇중·하위권 대학에는 허점이 많다=많은 입시기관들이 수능성적 발표 이후 나름의 대학별 지원 기준표를 발표한다.

수험생이나 학부모들은 대개 여기에 의존해 지원 대학을 결정하는데, 중·하위권 대학에서는 학과에 따라 지원 기준표와 합격선이 엄청난 차이를 보이는 경우가 적잖다.

이는 우선 대학 입학 정원이 수험생보다 많기 때문이다.

올해는 수험생이 더 줄었기 때문에 일부 학과의 미달 사태 등 지원 혼란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게다가 올해부터 표준점수가 도입되고 영역별·과목별 선택과 반영 방법이 다양해지기 때문에 누구도 지원 경향을 장담하기 힘들다.

설사 경쟁률이 높다고 해도 복수지원에 따라 합격자 연쇄이동으로 추가 합격자가 대거 발생해 뜻하지 않게 합격하는 숫자도 많이 나올 수 있다.

이를 기대해 무턱대고 배짱 지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중·하위권 수험생들은 3차례의 복수지원 기회 가운데 한번쯤은 이런 허점을 노려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모집군별 지원전략이 중요하다=정시모집에서는 지원 기회가 세 번이다.

학과나 점수대에 따라 한두 개 모집군에 지원할 대학이 몰리는 경우도 있지만, 대학들이 분할모집을 선호하면서 지원 기회는 더욱 확대됐다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소신과 안전지원을 병행하라는 조언을 하지만 의외로 안전지원이 몰리는 학과에 낮은 점수대의 수험생이 합격하는 상황도 적잖이 일어난다.

가령 비슷한 점수대의 수험생들이 '가'군과 '나'군에 소신지원하고 '다'군에 안전지원할 경우 경쟁률은 '다'군이 가장 높지만, 막상 합격자가 발표되면 추가모집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도 '다'군이다.

경쟁률 수십대 일의 학과에서 후보 몇백 번을 받았다가 나중에 합격할 수도 있다는 얘기로, 해마다 일어나는 일이다.

같은 학과라도 분할모집하는 모집군에 따라 합격선이 널뛰기하는 경우도 있다

지원자들이 어느 모집군을 선호하느냐에 따라 경쟁 관계에 있는 학과들의 분할모집 합격선이 지그재그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런 경향은 입시 전문가들이라고 해도 섣불리 예측하긴 힘들지만 소신지원 기회를 여기에 맞춰 활용하는 방안은 충분히 생각해볼 수 있다.

◇전문대에 주목하라=중.하위권 수험생들은 수능 성적이 기대에 못 미치면 재수를 선택하기 쉬다.

그러나 상위권에 가까울수록 재수의 성공 확률이 높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전년도보다 더 낮은 점수를 받는 수험생이 더 많은 게 일반적이다.

이럴 때 전문대 유망학과에 눈길을 돌리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취업난이 가중되면서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다시 전문대에 입학하는 사례가 많은 현실을 감안하면 간판뿐인 4년제보다 실속 있는 전문대가 훨씬 낫다.

전문대는 학과 선택 폭이 넓지만 일부 인기 학과는 경쟁률과 합격선이 4년제 대학 못지않기 때문에 쉽게 여겨서는 안 된다.

지원할 대학과 전형 정보, 과거 경쟁률 등에 대한 정보를 입수해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도움말 : 송원학원 진학지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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