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사찰서 보관' 소문만 무성
일본 사찰에서 훔쳐 국내로 들여온 국보급 고려불화 '아미타삼존상'이 대구 어딘가에 있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불화 소재 여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검찰은 불화의 마지막 귀착지가 팔공산 한 암자로 판단하고 수색소동을 벌였지만 여전히 행방이 묘연한 상황이다.
지난 2일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는 대구에 내려와 불화가 마지막으로 건네졌다는 암자를 압수수색했지만 끝내 불화를 찾아내지 못했다. 지난 10일 고려 불화를 도난당한 일본 효고(兵庫)현 가쿠린지(鶴林寺)측 관계자가 서울지검을 방문, 암자 관계자를 만나게 해달라고 부탁했지만 검찰은 이를 거절하고 극비리에 수사를 진행 중이다.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 이홍훈 부장검사는 "불화를 증거물로 압수해야 하는 만큼 사적인 접촉을 막을 수밖에 없고 만약 사적 접촉으로 불화가 빼돌려질 경우 그 자체도 처벌대상"이라며 "현재로선 암자 관계자를 상대로 법적인 소유권이 있음을 확신시켜주고, 불화를 내 놓으라고 설득작업을 벌이고 있는 상태"라고 했다.
따라서 불화가 대구의 어느 암자에 있는지가 관심거리다. 동화사 부근 등 대구쪽 팔공산에 있다는 소문부터 경북쪽 팔공산 자락, 산속 토굴 형태의 암자, 심지어 대구 도심의 절이나 암자라는 추측까지 나돌고 있다. 서울지검 측은 수사상 비밀을 내세워 일체 함구하고 있다.
동화사 이수찬 사무국장은 "현재까지는 동화사 소속 암자에는 불화가 없는 것으로 안다"며 "고려 불화에 대해선 도난당했다는 이야기 외에는 들은 바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대구 동구청 문화재관리계 관계자도 "최소한 팔공산에 있는 동화사 소속 암자 5곳에는 불화가 없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불화가 발견될 경우 과연 누구의 소유가 될지도 관심사다. 현재로선 민법상 최종 구입자가 장물(범죄 행위로 부당하게 취득한 물건)인 줄 모르고 정상적인 거래를 통해 구입했다면 '선의 취득'으로 소유권이 인정되므로 최종 소유자인 암자의 승려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화재청 문화유산국 동산문화재과 심재순 과장은 "민법 및 문화재보호법, 국제협약 등을 모두 고려해서 결정해야 할 사항인 만큼 검찰의 수사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홍훈 부장검사는 "개인사업가가 조선족으로부터 '북한의 고려불화인데 중국을 통해 들어왔다'는 말을 믿고 감정을 거쳐 구매했고, 또 이를 암자 스님에게 기부한 것으로 현재까지 확인된 만큼 선의 취득이 인정돼 현 소유자의 소유권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불화는 무속인 김모씨 등이 일본에서 훔쳐온 감정가 10억원 상당의 국보급인 것으로 검찰은 보고있다.
이호준기자 ho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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