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순대 VS 신세대 순대

입력 2004-11-10 17:02:10

부드러운 맛 vs 담백한 맛

'소나 돼지의 창자 속에 여러 재료를 소로 넣어 삶거나 찐 음식'인 순대는 소장에서 흡수가 쉬운 철분의 공급원으로 빈혈이 걱정되는 여성들에게 적합한 전통 영양식품이다. 인터넷 한 설문조사에서도 여성의 49%가 어묵보다 순대를 더 좋아한다고 했다.

몽골의 징기스칸이 유럽 정복 때 휴대하기 편한 순대를 전투 식량으로 사용, 기동성이 높아져 세계정복이 용이했다는 설도 있다. 소규모이지만 직접 만든 순대로 고객의 입맛을 잡고 있는 지역의 순대집 두 곳을 찾았다.

◇콩을 이용한 웰빙순대

칠곡군 동명면 동명농협 맞은 편 '돈각씨 김.콩 순대'집. 큰 식당은 아니지만 주인 이선영씨가 돼지 큰 창자와 막창을 이용해 직접 만든 모듬순대와 순대국밥이 푸짐하고 구수한 집이다. 대창과 막창으로 만든 순대는 왕순대라 불릴 만큼 크다.

밀가루와 소금으로 두 번 씻은 창자에 갖은 채소, 당면, 찹쌀, 콩, 땅콩, 녹두, 버섯, 해물 등 30가지 소를 돼지선지와 함께 버무린 소를 넣고 소금과 된장으로 간 한 끓는 물에 40여분 삶아 낸다. 소를 넣고 삶는 과정이 모두 주인이 직접 한다. 이 때문에 썰어놓은 순대크기가 들쭉날쭉이다. 하지만 모양이 꼭 순대 맛과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소에 든 부추와 미나리가 비린 맛과 느끼함을 감추고 거칠게 다진 흰콩과 대두의 씹히는 맛이 고소하다. 큰 창자와 막창도 질기지 않다. 그래서 먹을 때 부드럽다는 느낌이 든다.

돼지사골로 육수를 낸 순대국밥도 진국이다. 국밥 속에 든 콩나물과 통들깨가 구수한 맛을 더한다. 아기주먹만 하게 썬 깍두기 맛도 시원하다. 모듬순대 7천원~1만원, 순대국밥 4천원. 문의:054)976-8110

◇흑미가 촘촘히 박힌 신세대 순대

지하철 월촌역에서 내려 100m쯤 걷다보면 달서구 송현 2동 청구 제네스 아파트 맞은 편에 있는?참 순대?집. 실내가 밝고 인테리어도 깔끔한 곳이다.

이 집에서는 돼지 대창과 소창으로 순대를 만든다. 갖은 채소와 당면을 소로 쓰는 것은 여느 순대와 다를 바 없지만 돼지선지가 들어가지 않는 것이 이 집 순대의 특징이다. 대신 집에서 만든 두부와 돈육, 흑미를 소로 넣어 먹는 맛이 담백하고 뒷맛도 깨끗하다. 썰어 놓은 순대에 촘촘히 박힌 흑미가 눈요기 거리다.

순대 제조 방법도 150m지하수의 센 수압을 이용해 대창과 소창의 속을 씻어낸 다음 15가지 소를 기계로 밀어 넣는다. 그래서 이 집 순대는 대창이든 소창이든 크기가 일정하다. 신세대 입맛을 위해 순대모듬에 생강초절임과 오이피클도 같이 내놓는다.

얼큰하고 칼칼한 국물 맛을 내는 순대전골은 이 집이 자랑하는 주메뉴. 소창순대와 곱창에 버섯, 갖은 채소, 우동 사리를 얹은 순대전골도 주방에서 한소끔 끓여 손님상에선 채소만 익으면 바로 먹을 수 있다. 모듬순대 1만 3천원, 순대전골 1인분 6천원. 문의:053)656-95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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