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시대 투자 각광 어디 회사채 없나요?

입력 2004-11-09 09:24:13

회사채에 투자자가 대거 몰려 품귀현상까지 빚는 등 저금리시대 투자상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회사채는 자금이 필요한 회사가 증권회사 등으로 구성된 투자 모집단을 통해 발행한 채권, 회사 신용등급에 따라 통상 5~10%대의 높은 금리(표면 금리)로 발행된다.

시장에 나온 회사채를 구입할 경우 채권 가격은 금리를 제외한 가격으로 거래된다.

예를 들어 1장당 발행 가격이 1만원인 회사채가 시장금리 5%로 거래될 경우 500원을 제외한 9천500원에 거래된다.

따라서 금리가 내리면 채권 가격은 올라가고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은 내려가게 된다.

1만원짜리 회사채 금리가 5%에서 6%로 오르면 채권가격은 9천400원으로 내리므로, 9천500원에 구입한 투자자가 팔 경우 100원 손해를 보게 된다.

그러나 채권 시장금리가 4%로 내릴 경우 채권 가격은 9천600원으로 올라 9천500원에 구입한 투자자가 팔 경우 100원 이득을 보게 되는 것이다.

금리가 내릴 경우 채권 투자자는 팔 때 채권 가격 인상에 따른 이득뿐만 아니라 매수시 금리와 이후 매도시 금리와의 차이에 따른 '금리 스프레드 이득'도 챙길 수 있다.

즉 6% 회사채를 구입했다가 5%로 낮아져 다른 투자자들에게 팔 경우 차액인 1%의 금리 수익은 이전 투자자에게 돌아간다.

회사채는 정부 국고채나 공공채에 비해 안정성이 낮으므로 높은 금리로 발행된다.

신용등급 BBB 이상이면 안정적인 투자 대상으로 여겨지며 금리도 높아, 은행 금리가 낮은 데다 올들어 주식 관련 펀드 등이 별 재미를 보지 못한 상황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다.

특히 종전에는 억대 이상의 거액 자산가들이 분산 투자 차원에서 투자 대상으로 삼았으나 올들어 1천만~2천만원 이상의 소액 투자자들까지 몰리면서 회사채 물량이 많이 부족한 현상을 빚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회사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높은 금리로 회사채를 발행하던 회사들이 아쉬울 것 없다는 자세로 나와 낮은 금리로 회사채 가격이 형성되고 있다.

또 자금 여력이 많은데도 경기 전망이 불투명해 투자를 꺼리는 회사들은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 채무를 갚고 회사채를 재발행하지 않아 회사채 품귀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런 과정 속에서 올 상반기까지 6~10%대에 이르던 회사채 금리는 최근 3, 4개월 사이 4~7%대로 급락했다.

채권시장의 상황이 열악해졌지만 그래도 현 상황에서 채권만한 투자상품이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은행 예금의 금리는 3%대에 머물고 있고 주식시장 전망도 그다지 좋지 않기 때문. 종합주가지수가 750 이하로 내려가지 않는다면 주식 투자로는 위험 부담이 큰 반면 이득 내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금리가 중장기적으로 인하할 가능성이 많은 것도 투자자들로 하여금 채권시장을 쉽게 떠나지 못하게 하고 있다.

11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의 11월 콜금리에 대해 동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며 내수경기의 추락세가 멈추지 않아 중장기적으로 인하 가능성이 크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외국계인 모건 스탠리사는 한국은행이 이달 기습적으로 금리를 인하, 시장을 놀라게 할 가능성까지 내놓고 있다.

8일 현재 채권시장에서 신용등급 AA-의 금리는 3.95%, BBB-의 금리는 8.34%를 기록했다.

동양종합금융증권의 개인용 회사채 특판채권 금리는 8일 현재 롯데카드(1년45일물) 4.30%, 삼성카드 (130일물) 4.12%, 한화국토개발(1년245일물) 6.15%, 워커힐(2년255일물) 5.92%, LG카드(114일물) 7.04%로 은행 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기록 중이다.

최근 증권·투신사들이 회사채 상품을 다양하게 판매하고 있으며 회사채 발행 회사의 신용등급, 경영 및 재무 상태 등을 제공해 투자자들이 안전하게 투자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거액 자산가 위주의 투자가 일반 투자자들로 확대돼 채권 투자가 대중화되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회사채 투자가 좋은 투자 수단인데도 이를 잘 모르는 개인 투자자들이 많다.

김익표 동양종합금융증권 대구서지점 부지점장은 "채권에 자금이 몰리면서 투자자들이 채권 매입을 위해 기다리는 일이 적지 않다"며 "수요 폭증 상황이지만 소액 투자자들도 새로운 재테크 수단으로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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