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룡, 1년 더할까? 말까?

입력 2004-11-03 16:33:00

삼성 사령탑 교체 여부에 팬들 관심 집중

한국시리즈가 끝나기 무섭게 삼성라이온즈 코칭스태프의 새판짜기에 야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응룡 감독과 선동렬 수석코치 등 삼성 코칭스태프가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는 이유는 '삼성 제일주의'에 입각한 감독 교체의 선례 때문이다.

지난 94년 삼성 정동진 감독은 팀을 한국시리즈에 올려놓고도 LG에 패한 뒤 중도에 감독 자리를 내놓아야 했다. 당시 야구계에서는 충격적인 일로 받아들여졌고 이후 야구 감독이 '파리 목숨'이 되는 관행으로 이어져왔다.

1일 한국시리즈 9차전이 끝난 뒤 김 감독은 내년 전력 구상을 묻는 질문에 "재신임을 받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고 이에 대해 삼성 김재하 단장은 "임기는 내년까지다. 언론에서 감독 거취에 관해 분위기를 몰아가는 듯 하다"며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겉으로 보기에는 김 감독이 내년에도 삼성의 사령탑을 유지하는 데 이견이 없는 듯 하다.

하지만 '우승 제조기'로 대접받으며 5년 계약으로 삼성에 영입된 김 감독은 2002년 대망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궈냈지만 들여다보면 3차례나 정상 도전에 실패했다. 2001년과 올해는 정상을 눈앞에 두고 주저앉아 한국 최고의 자리를 굳힌 재계 삼성의 그룹 이미지를 손상시켰다.

특히 올해 삼성 유니폼을 입은 선 수석코치간의 역학 관계는 올 시즌 내내 김 감독의 입지를 좁혔다. 선 코치는 올 시즌 김 감독으로부터 마운드 운용의 상당 권한을 위임받았고 앞서 사자 유니폼을 입을 당시부터 차기 감독직을 내정받았다는 얘기도 나왔다. 삼성이 10연패를 당했을 때는 김 감독이 선 코치에게 감독을 물려주겠다는 얘기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김 감독이 전격적으로 은퇴를 선언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처음부터 수석이란 중책을 맡은 선 코치와 용병 타자 로페즈를 미국에서 데려 온 한대화 타격 코치의 능력도 의심받고 있다. 이런 논란의 배경에는 한국시리즈 성적과도 연관이 있다.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은 팀 타율(0.233)에서 현대(0.192)보다 앞섰고 안타수도 67개로 현대(55개)보다 많았다. 반면 삼성은 페넌트레이스에서 우세를 보인 팀 방어율에서 3.67로 현대(3.28)에 뒤졌다.

이를 두고 김응룡 감독이 김재박 감독과의 벤치 싸움에서 밀렸다는 의견도 프로야구 관계자들로부터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한국시리즈 기간 삼성 그룹의 고위층들이 대거 야구장을 방문하는 등 깊은 관심을 보인 것도 내년 코칭스태프 새판짜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다.

이창환기자 lc15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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