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호수·정원 고즈넉한 풍경
냐짱에서 일출 촬영을 끝내고 숙소로 돌아와 고원 도시 달랏(DaLat)으로 가기 위해 차편을 알아보았다.
정기적으로 운행되는 교통편은 이미 떠나버린 뒤였고 부정기 미니버스가 승객을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 일행은 그 버스를 이용하기로 하고 배낭을 먼저 차에 실은 뒤 나무그늘에서 기다려야만 했다.
손님이 어느 정도 채워져야만 출발하기 때문이었다.
이윽고 출발시간이 다가와 우리 일행은 뒷자리에 넉넉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는데 앞좌석을 보니 승객들이 서로 포개어 앉아야 할 만큼 정원을 넘어서고 있었다.
날씨는 더운데 콩나물시루 같은 버스 안은 점점 화통이 되어 숨통이 막힐 지경이었다.
목적지에 가는 도중에도 계속 승객을 태우더니 결국은 우리도 포개어 앉아 갈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
개인이 운행하는 미니버스는 현지인들의 수송을 위해 생긴 것 같았다.
목적지에 가까워지자 승객들이 반으로 줄면서 신선한 공기를 마실 수 있는 여분이 생겼다.
차창으로 보이는 황토빛깔의 흙과 짙푸른 고원의 채소밭이 매우 인상 깊었다.
달랏의 첫 인상은 마치 고향에 돌아온 느낌이었다.
베트남 중부 고원도시인 달랏은 '영원한 봄의 도시'로 알려져 사계절 꽃이 피는 아름다운 곳이기도 하다.
신선하고 온화한 기후와 우거진 소나무 숲, 황색의 화산토 내음, 수많은 호수와 폭포, 아름다운 정원들이 매력적이었다.
소란스러운 관광지를 벗어나 고즈넉하고 푸근한 여행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기도 했다.
아침저녁이면 겨울철 가죽점퍼를 입고 다니는 현지인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우리에겐 그저 쌀쌀한 정도였지만 겨울 옷차림의 이들을 보는 순간 웃음이 절로 나왔다.
도시중심에 위치한 쑤언흐엉 호수에서 일출을 촬영하고 달랏의 새벽 풍경도 감상할 겸 새벽 4시에 숙소를 빠져나왔다.
호수에 도착하니 겨울 옷차림의 주민들은 우리보다 한발 앞서 호수길을 따라 조깅이나 산책, 낚시로 하루를 시작하고 있었다.
달랏 주변의 아름다운 숲과 유적, 경작지 등의 촬영을 위해 일행은 머리를 맞대고 교통편을 의논했다.
호텔주인의 권유대로 '오토바이가이드(이지 라이더)'를 고용하기로 했다.
필자는 이미 경험한 터라 마음속으로 환영했지만 일행 중 육중한 몸무게를 가진 장 선생은 오토바이를 보자 꺼림칙하게 여기는 표정이 역력했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오토바이 뒷자리에 매달려가는 거구의 모습이 저절로 웃음을 자아내게 했다.
역사적인 '호치민 루트'로 알려진 달랏의 도로는 다듬어지지 않는 울퉁불퉁한 곡예길이라 힘들었지만 신나는 오토바이 여행이었다.
쑤언흐엉 호수를 비롯해 박물관, 크레이지 하우스, 바오다이 황제의 여름별궁, 플라워가든, 성당, 사찰, 농경지 등 달랏 주변의 여러 명소들을 둘러보고 촬영했다.
바오다이 황제의 마차에 몸을 실어 기념촬영을 하는 동안 마치 황제라도 된 듯한 기분을 느꼈다.
특이한 건축물 구조를 한 크레이지 하우스는 외관과 내부구조는 이방인의 호기심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베트남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누드상 등은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이해가 쉽지 않은 광경이었다.
전 계명대 교수·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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