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사고, 과연 거북이 때문일까

입력 2004-11-02 11:11:55

달구벌 일화(14)-지하철 사고 악연

'잇따른 지하철 사고는 돌아선 돌거북 때문인가?'

지난 1989년 2월 노태우 전 대통령의 연두순시 지시사항으로 본격 추진된 대구지하철 1호선이 크고 작은 사고에 시달리자 시민들 사이에서 나돈 이야기다. 대구는 지질학적으로 대규모의 지하개발은 적합하지 않다는 주장이 만만찮은 가운데 대구지하철 사업은 시작됐고 후일 대구에 엄청난 불행을 갖다 주었다. 특히 조해녕 시장은 대구지하철과 관련, 악연에 시달리게 됐다.

대구지하철의 첫 불행은 지난 1995년 4월28일 오전 출근 및 통학 시간대에 터졌다. 대구를 뒤흔든 폭발음과 함께 대구는 통곡의 도시로 변했다. '달서구 상인동 가스폭발 참사사고'였다.

강철 복공판이 종잇조각처럼 공중으로 날아 올랐고 시내버스와 차량은 땅속으로 곤두박질쳤고 100명이 죽고 143명이 부상을 당하는 지옥으로 변했던 것 .

두번째 중구 신남네거리 도로 함몰사고. 지난 2000년 1월22일 지하철 1호선 공사가 진행 중이던 신남네거리 일대의 흙이 무너지면서 시내버스가 추락, 3명이 숨지고 1명이 중상을 입었다.

세번째 사고는 치명적었고 지난 1974년 8월15일 수도권 전철 1호선 개통 이래 최악의 인명피해를 냈다.

시민들 기대속 지난 97년 11월26일 부분 개통을 거쳐 2002년 5월10일 현재처럼 전 구간 완전개통된 지하철은 지난해 2월18일 오전 9시53분쯤 범인 김모씨(사망)에 의한 화재로 192명이 숨지고 151명이 부상당했다. 그 악몽의 후유증은 아직도 진행 중이며 지하철 파업도 시민마음을 무겁게 하고 있다.

이처럼 대구지하철의 사고와 불행이 이어지자 시민들 사이에서는 중구 봉산동 제일여자중학교에 있는 소위 '연귀산 거북바위'의 위치가 잘못됐기 때문이란 지적이 제기됐다. 옛날 달구벌에서는 자주 불이 나 불과 상극(相剋)인 거북을 만들어 놓았으나 일제 때 머리와 꼬리 방향이 틀어지는 등 처음과 달라져 자꾸 불행이 잇따르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구의 역사연구 단체인 '달구벌 얼 찾기 모임'은 지난해 11월20일 거북바위의 위치를 원래대로인 남북방향으로 바꿔 되돌려 놓기도 했다. 한발 너아가 이 모임은 또 연귀산 돌거북을 대구시의 문화재로 지정해 줄 것을 대구시에 요청할 계획이다. 이 모임의 한 관계자는 "지하에서의 대형사고나 불로 인한 큰 사고가 더 이상 일어나지 않길 간절히 빌고 싶다"면서 "거북바위가 대구를 지켜주었으면 하는 마음이다"고 말했다.

한편 조해녕 대구시장의 지하철과 관련한 악연은 계속됐다. 상인동 폭발사고 당시 대구시장 자리에서 물러나 대구시장 선거에 여당의 후보로 나섰다 패배했고 지난 2002년 시장에 당선된 뒤에는 지난해 지하철 참사로 애를 먹었고 올핸 최장기 지하철 파업에 시달렸다. 정인열기자 oxen@imaeil.com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