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입시 지방 학생 불리하다

입력 2004-10-29 10:16:45

내신 비중을 높인 2008학년도 대입제도가 전국 평균에 비해 학력이 높은 대구나 비평준화 지역인 경북 학생들에게는 불리할 것이란 예상이다.

또 상위권 대학들이 수능과 내신 변별력 약화를 이유로 논술과 구술면접을 강화할 조짐이어서 정보력이나 공·사교육 환경이 수도권에 비해 취약한 지방 수험생들에겐 악재가 겹쳤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교육부가 28일 확정한 새 대입안에 대해 지역 고교 교사들과 입시전문가들은 학교 교육 정상화, 지역균형 선발 전형 확대 등에 기대하면서도 학력 비중이 낮아짐에 따라 타 시·도에 비해 학력이 높은 지역 학생들의 피해가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김호원 경신고 교장은 "전국 경쟁인 수능시험의 비중이 낮아지고 고교 내 경쟁인 내신 비중이 높아지면 광역시 가운데 최고 수준의 학력을 갖춘 대구 학생들이 불리할 수밖에 없다"며 "내신 비교과 영역을 아무리 중시한다고 해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포항의 한 고교 교사는 "전국 상위 100개 고교에 포함되는 학교가 경북에 10여개나 되는데 이 고교 학생들은 내신 비중이 높아질수록 손해"라며 "지역간, 고교간 학력 격차를 합리적으로 반영하는 방안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새 대입안 발표 이후 상위권 대학들이 수능 9등급제 변별력과 즉각 논술과 구술면접 등 대학별 고사 강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것도 지방 학생들에게는 악재가 될 전망이다.

지금까지 대학들이 고교 교육과정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방대한 범위에서 논술·면접 문제를 출제해온데다 앞으로 어떤 유형의 평가 방법을 도입할 지 예상이 어렵기 때문에 사교육 시스템과 정보력에서 한 발 앞선 수도권 수험생들이 한층 유리하다는 것.

실제로 지난 몇 년 동안 서울대의 문제풀이형 심층면접 도입, 고려대의 논술 지문 영문 혼용 등 대학들이 새로운 평가 방법을 실시할 때마다 수도권 수험생들은 그에 맞춰 대비한 반면 지방 수험생들은 기존 방법으로 준비하다 당황해 낭패를 겪는 일이 적잖았다.

윤일현 송원학원 진학지도실장은 "논술과 면접에서 좋은 점수를 받으려면 대학들의 전형 정보를 일찍 입수해 체계적이고 다양한 독서와 토론 훈련, 문화 경험 등을 쌓는 것이 필요한데 지방에서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사진설명 : 중3학생들이 입시를 치르는 2008 대입제도 개선안이 내신위주 대입전형을 골자로 발표된 가운데 29일 대구 달서구 용산동 성지중 학생들이 수업에 앞서 신문을 보며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있다.이채근기자 minch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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