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씀씀이 늘이는 VVIP 고객을 잡아라

입력 2004-10-27 09:42:43

"어서 오십시오. 큰손 고객님."

내수침체에 내점고객이 줄어들어 고민하고 있는 지역백화점들이 오히려 씀씀이가 늘고 있는 '큰손' 고객들을 모시기 위한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9월 기준으로 대백프라자의 구매 고객수는 10% 감소했지만 한사람이 구입한 액수는 3%가 늘었다.

롯데백화점 대구점도 구매객수가 약 9% 줄어든 반면 객당가는 4.5% 상승했고, 일정금액이상 구매 고객인 MVG 고객은 개관 당시 500명선에서 최근 1천200명으로 늘어났다.

동아백화점도 일반매장 매출이 줄어들고 있는 반면 수입브랜드나 최고급 브랜드 매출은 증가추세이다.

이에 따라 지역 백화점들은 극소수의 초고급 고객을 위한 'VVIP'(very very important person)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가장 이색적인 풍경은 명품 매장의 트렁크쇼. 트렁크쇼는 명품 매장에 30~50명 내외의 소수 단골만 초청, 최고급서비스와 함께 신제품을 선보이는 소규모 패션쇼. 고객은 호텔에서 주문한 다과를 먹으며 모델이 입고 나온 신제품을 만져보거나 명품 본사 직원의 설명을 듣고 구매를 결정한다.

트렁크쇼를 한번 열면 평일 매출보다 10~20배가 넘는 매출을 올릴 수 있다.

대백프라자는 최근 3, 4개 브랜드에서 공동 마련한 트렁크쇼에서 단번에 1억원이 넘는 판매고를 올렸다.

명품 단골들은 옷, 피혁, 액세서리 등을 한꺼번에 사기 때문. 트렁크쇼가 진행되는 동안 일반고객이 출입할 수 없다.

진행 비용은 만만찮게 들지만 '큰손'들의 지갑을 열기에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이 없다는 게 유통업계의 얘기.

트렁크쇼를 열 만큼 충성도와 구매력을 동시에 갖춘 단골을 확보한 백화점은 전국 10여곳에 불과한데 대구에서는 롯데와 대백이 열고 있다.

그외에 무료 골프대회를 열거나 상시 5% 할인 등을 통해 VVIP 고객 특별 관리에 나서고 있다.

백화점 관계자는 "명품은 입점 수수료도 얼마 되지 않는데다 백화점의 비용 부담도 크지만 '특별한 대우'를 원하는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어 트렁크쇼는 매우 효과적"이라며 "막강한 소비파워의 매출상위고객을 위한 특별한 이벤트에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최세정기자 beac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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