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산물축제 '동네잔치' 전락
가을철을 맞아 다양한 축제들이 한창이지만 특산물 축제인지 잡상인 축제인지 소리만 요란할 뿐 알맹이가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효율성을 높이고 예산을 절약하는 차원에서 산발적으로 열리는 지역 특산물 행사를 한데 모아 개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청송군이 지난 20일부터 3일간 치른 '제1회 청송사과축제'의 경우 기획력과 전문성 부족으로 지역 이미지 제고 및 경제활성화라는 당초 취지와는 달리 동네 행사로 전락했다.
청송읍 송생리 농업기술센터에서 열린 제1회 청송사과 축제는 군 예산만 1억2천여만원을 들인 대규모 행사였지만 정작 외지인 관광객의 참여가 미미해 청송사과 홍보에 적잖은 문제점을 드러냈다.
특히 이 기간 동안 외지에서 들어온 음식점들이 난립해 주왕산 경내 음식점에서 5천원이면 사먹을 수 있는 동동주는 1만원, 5천원짜리 파전도 1만원을 받는 등 바가지요금을 받고 있어 관광 청송의 이미지를 크게 손상시켰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행사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사과도 5kg 상자당 1만5천원에서 5만원까지 받아 행사장을 찾은 관광객들은 바가지요금에 시달렸고, 타 지역 사과가 청송사과로 둔갑하기도 했다.
전 군의원을 지낸 이모(68)씨는 "시상금이 지나치게 많이 지출돼 단체장 선거를 의식한 행사라는 질책이 나왔다"며 "눈가리고 아웅하는 일회성 행사에다 바가지 요금 행사가 됐다"고 지적했다.
22일부터 24일까지 3일간 열린 안강 단감축제의 경우 인기가수 초청으로 관중을 모으는 데는 성공했다. 그러나 행사비의 절반이 넘는 4천여만원이 이벤트 비용으로 지출돼 단감행사를 무색하게 했다.
또 야바위꾼과 약장수, 서커스단, 잡상인들이 대거 몰리면서 행사장으로 통하는 진입로가 막혀 결국 관람객들은 우왕좌왕하다 돌아가기 일쑤였다. 한 관람객은 "단감축제장에 단감은 구경조차 못하고 잡상인만 들끓고 있다"면서 "최소한 단감이라도 쉽게 구입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경주지역에는 안강 단감축제 외에도 화산 불고기 축제, 양북 산나물 축제, 경주 버섯축제, 한국의 술과 떡잔치 등 다양한 축제가 열리면서 3천만~4천만원씩 시비가 보조되고 있다. 이런 행사를 통합해 운영할 경우 경비 절약은 물론 홍보 효과도 가져와 농민소득 증진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
경주시 이강우 기획공보과장은 "시장 지시에 의해 산발적으로 열리는 축제를 통합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특산물 축제는 순수하게 특산물 잔치가 돼야 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경주·박준현기자 jhpark@imaeil.com, 청송·김경돈기자 kd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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