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관중 열기가 되살아난 프로야구가 어이없는 시간 제한 규정으로 인해 '가을 축제'에 찬물을 끼얹었다.
현대와 삼성이 치열한 공방전을 벌인 22일 수원구장.
양팀이 8-8 동점인 채 9회를 마치자 1만2천여 관중들은 당연히 연장전을 기다렸지만 심판들과 선수 모두 그라운드를 빠져 나가자 황당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9회를 마친 시간은 밤 10시13분으로 경기 시간이 4시간을 초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올해 신설한 '4시간 경기시간 제한' 규정으로 더이상 경기를 치를 수 가 없었던 것.
그러나 대부분 관중들은 이같은 규정을 알지 못했고 안내방송 또한 선수들이 떠난 뒤 간단히 설명됐기 때문에 항의가 빗발치기 시작했다.
미국이나 일본은 물론 국제야구사에 유례가 없는 '4시간 시간 제한 규정'은 올초 KBO 이사회가 경기시간이 엿가락처럼 늘어지는 것은 방지하기 위해 여론의 반대를 무릅쓰고 신설한 규정이다.
이와 관련, KBO 관계자는 "먼저 감독 회의에서 건의가 있어 이사회에서 논의 끝에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KBO의 '4시간 제한 무승부' 규정은 최근 보스턴 레드삭스와 뉴욕 양키스가 연장 14회 5시간50여분의 접전을 벌인 명승부와 비교할 때 '프로 의식'이 완전히 결여된 탁상 행정의 표본이라는 지적이 높다.
이날 경기를 지켜 본 김성훈(25.순천향대 연극영화과 3년)씨는 "한국시리즈에서 9회 무승부가 말이 되느냐. 그리고 안내 방송 한마디 없다가 경기가 끝나고서야 알려준다는 것은 완전히 관중을 무시한 처사다. 오늘 천안 학교 마치고 급하게 올라와 1만2천원이나 주고 봤는데 억울하다"고 말했다.
올 시즌 논란이 일었던 '다승제'를 실시하면서도 "감독들이 원했기 때문"이라고만 설명했던 KBO는 또 한번 복지부동의 자세로 '가을 축제'에 스스로 오점을 남기고 말았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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