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에 열리는 구미시민축제

입력 2004-10-19 09:47:28

디지털 도시 구미가 축제의 도가니에 빠졌다.

20일을 전후해 보름여 동안 구미시 일원에서 각종 문화·예술·체육행사가 함께 곁들여지는 '구미축제'가 8만 구미공단 근로자 등 37만 시민 화합 한마당으로 치러지게 된다.

특히 이번에 열리는 구미축제에 대해 시민들은 여러 측면에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우선 그 동안 중단됐던 구미축제가 3년 만에 재개됐다는 것. 지난 2002년 8월말 축제 준비가 한창이던 무렵 태풍 '루사'가 닥쳤다.

당시 구미는 다른 지역보다는 피해가 경미했지만 바로 이웃 김천에서는 수십명의 주민이 목숨을 잃고 수천억원에 달하는 수해를 당했다.

구미시의 한 관계자는 "이웃에서 엄청난 수해를 입었는데 '나몰라라' 식으로 축제를 열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당시를 회고하며 "축제를 포기하는 대신 한달여 동안 공무원과 공단 근로자들이 차출돼 김천의 수해지역 복구에 힘을 보태고 또 일부 축제예산을 떼내 수해성금으로 보내기도 했다"고 말했다.

1년 후인 지난해에는 태풍 '매미'가 선산지역을 중심으로 사정없이 할퀴고 지나갔다.

산사태가 나고 논밭이 망가졌다.

제방과 다리가 무너지는 등 수해를 입었다.

이 바람에 구미축제는 연거푸 2년을 쉬어야 했다.

그래서 구미축제는 3년 만에 열리게 됐다.

행사를 앞두고 각계에서 이번 축제만큼은 그동안 읍·면·동별로 나눠 뛰고 달리던 체육행사에 그쳤던 것을 확 바꿔 산업도시에 걸맞은 문화·예술행사로 승화시키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

이에 따라 이번 축제의 테마는 지난해 전국 기초자치단체는 물론 내륙 산업단지 사상 처음으로 연간 수출 200억달러 달성이라는 위대한 업적을 자축하고, 수출역군인 공단 근로자들의 노고를 격려하는 것.

더욱이 지난해 수출 200억달러 달성 기념식에 대통령이 다녀간 이후 지난 6월 구미가 정부로부터 수천억원이 지원될 예정인 디지털전자산업 혁신클러스트 시범단지로 지정되고, 이 같은 노력은 최근 국가생산성 대상을 받는 결실로 맺어졌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이번 축제를 통해 현재 추진 중인 4공단에 이미 세계 최대 IT기업인 일본의 아사히글라스 등 외국 기업들의 입주러시와 함께 고속철도 구미·김천역사 건립지 구미 인근 지점 확장, 경부고속도로 구미-동대구간 8차로 확장, 중부내륙고속도로 완전개통, 구미-포항간 고속도로 조기건설 등으로 구미가 세계적 수출도시임을 만방에 알린다는 것.

이미 개막식 행사에 해외 자매도시인 일본 오쯔시의 수입역인 다나카 이사오씨를 비롯한 축하사절단, 우호도시 관계를 맺고 있는 중국 선양시 왕샹쿤 부시장을 비롯한 경제사절단 등 외국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구미가 국제도시임을 확인시켜 줄 예정이다.

김관용 구미시장은 "3년 만에 열리는 이번 구미축제는 어느 해보다 의미가 크다"면서 "현장에서 땀흘리는 8만 근로자, 수출전선에서 고군분투하는 1천여 기업체, 들판에서 수확의 기쁨을 누리는 농민 등 37만 시민 모두가 풍성한 축제를 만끽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문화·예술행사의 경우 공단 근로자들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꽉 짜여졌다.

외국인근로자 300여명이 참가해 한국 가요부르기 대회, 출신국가별 전통춤 공연 등이 펼쳐지는 '아시아인의 문화축제'와 그 밖에 LG 페스티벌, 근로자와 함께하는 모자이크, 구미가요제, 구미교향악단 연주회 등 30여 가지 행사가 펼쳐진다.

체육행사의 경우는 구미체육이 만년 라이벌인 포항을 누르고 도민체전 2연패를 자축하는 뜻을 담아 육상, 7km 단축마라톤과 줄다리기·씨름·투호·발묶어달리기 등 민속경기가 기업, 읍면동, 학교별 대항으로 이뤄진다.

축제행사를 총괄하는 권순서 체육담당은 "이번 구미축제는 차별화·특성화를 통한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지역민들의 연대감 및 공동체 의식을 강화해 하나의 구미를 이루고 시민들이 참여하고 즐기는 쪽에 주안점을 두고 행사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구미·김성우기자

swki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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