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프 오르간은 '악기의 여왕'이라 일컬어진다.
성당이나 교회의 벽면을 장식한 파이프 오르간은 생김새만으로도 천상을 향한 장중한 울림을 낼 것만 같다.
화려함도 극치이지만 사이즈가 뭇 악기를 압도한다.
파이프 오르간은 기명(氣鳴) 악기이다.
음료수 병에 입으로 바람을 불면 소리나는 원리와 유사하다.
풀무에 의해 생성된 바람이 건반 작동으로 열린 구멍을 통해 금속 피리를 지나면서 공명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파이프 오르간의 시초는 물오르간(Wasser Orgel)으로 알려져 있다.
B.C 3세기경 알렉산드리아에서 만들어진 물오르간은 노예들이 물을 펌프질하면 그 압력으로 생긴 공기가 파이프를 진동시켜 소리를 냈다.
그러나 건반 한개의 폭이 7~10cm에 달해 연주자는 주먹으로 때려 소리를 냈다.
6세기 경에는 원시적인 형태이긴 해도 공기를 직접 불어넣는 오르간이 등장했다.
950년경 영국 웨스트민스터 성당에 설치된 오르간은 파이프 수가 400개이고 바람을 풀무질하기 위해 70명의 인부가 동원됐다.
악기 개량이 이뤄지면서 현대에 들어서는 전기 장치로 공기를 불어넣는 파이프 오르간이 탄생했고 건반 한개의 폭도 피아노 정도로 작아졌다.
파이프 오르간에는 2~6단의 건반 외에 1개의 발 건반이 있다.
이 때문에 여자 오르가니스트는 '백조'에 비유된다.
손 건반을 연주하는 상체는 우아하지만, 쉴 새 없이 페달을 밟기 위해 발을 움직이는 모습은 영락없이 물 위의 백조 같다.
요란한 발놀림을 감추기 위해 하반신을 가리면서 앞을 튼 폭넓은 스커트를 입는 오르가니스트들이 많다.
파이프 오르간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는 설계도가 수십~100여장 필요하다.
이 때문에 파이프 오르간은 건축이라는 표현을 쓸 수 있는 유일무이한 악기이다.
오르간이 설치된 벽면의 파이프 중에는 소리가 나지 않는 것들이 많다.
소리를 내는 파이프는 벽 뒤에 위치한 별도의 방에 더 많이 들어있다.
파이프오르간은 비싼 악기여서 일반인들이 실물을 접하기란 쉽지 않다.
대구의 대형공연장 중 파이프오르간이 있는 곳은 없다.
대구에서는 계명대 성서캠퍼스 아담스채플과 호텔인터불고, 계산성당, 대명성당, 공간울림에 가면 파이프 오르간을 볼 수 있다.
이중 아담스채플의 파이프오르간은 독일 칼 슈케 오르간사 제품으로 3천700여개의 파이프, 세 손 건반과 한 개의 발 건반으로 구성된 제품인데 국내 대학교에 설치된 파이프 오르간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설치가격은 14억원 정도로 알려져 있다.
김해용기자 kimh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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