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현장 스태프 평균 월급은 61만8천원"

입력 2004-10-11 07:51:05

박형준 의원실, 영화 스태프 실태조사

우리나라 영화 현장 스태프들은 평균적으로 하루에 13.9시간 일해 한 달에 61만8천원을 버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문화관광위원회의 박형준 의원실은 현장 스태프 인터넷 커뮤니티인 필름메이커스와 비둘기둥지의 협조를 얻어 지난 9월 24일부터 10월 5일까지 4부조수연합(한국영화조감독협회·한국영화제작부협회·한국영화촬영조수협회·한국영화조명조수협회) 회원과 영화 '주먹이 운다', '몽정기2', '레드 아이', '사과' 제작팀 15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유효응답 128명의 설문지를 분석한 결과 26세부터 30세까지가 51%인 데 비해 36세 이상은 4%에 지나지 않아 숙련도가 높은 스태프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현실을 드러냈다. 31∼35세는 28%, 21∼25세는 17%였다. 현장경력도 4년 미만이 66%로 집계됐다.

월 평균 소득은 50만원 이하가 47%, 50만∼100만원이 31%, 100만∼150만원 10%, 150만∼200만원 4%, 200만∼250만원 2%였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제작현장에서 받는 임금만으로는 생계 유지가 어려워 부모나 배우자에게 의지하거나(39%) 아르바이트를 병행하고 있으며(36%), 10명 중 9명꼴로 미혼인 것으로 드러났다.

영화 제작기간에 하루 평균 일하는 시간은 12∼18시간이 67%로 가장 많았고 18시간 이상도 10%나 됐다. 법정 근로시간(8시간)에 해당하는 6∼12시간은 19%였다.

작업시간이나 작업조건, 임금 등에 관해 계약서를 체결했다는 응답자는 57%로 나타났다. 계약서를 작성했다 하더라도 계약대로 이행됐다고 답한 경우는 35%에 그쳤다.

이처럼 열악한 근로조건에도 불구하고 전직을 희망한 응답자는 21%였으며 76%는 영화 일을 계속하겠다고 대답했다.

전직을 원하지 않는 이유로는 67%가 '영화가 좋아서'라고 대답했고 '다른 직업을 찾기 어려워서'라는 응답도 11%였다.

응답자의 58%는 한국 영화산업의 미래에 대해 '불투명하다'고 답변한 반면 '긍정적'이라는 응답은 38%였다. 미래를 불투명하게 전망하는 이유로는 '제작사와 스태프간의 불합리한 계약관계'(40%), '잦은 이직·변동으로 전문 스태프 부족'(24%), '유행에 따른 일방적인 쏠림 현상'(22%), '소수 감독들에게 의존하는 시스템'(13%), '소수 스타 배우 중심'(1%) 등을 들었다.

현재의 불합리한 시스템이 관행화된 원인을 묻는 질문에는 '제작사의 일방적 횡포'(27%), '영세한 규모의 영화사 난립'(24%), '현장 스태프의 단합력 부족'(23%) 등을 꼽았다. '과도한 인력 공급'은 17%에 그쳐 전문가들의 지적과는 다른 견해를 보였다.

한국 영화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가장 먼저 개선돼야 할 사항으로는 '시스템 합리화에 필요한 표준계약서 체결 의무화'(44%), '안정된 자본유입'(35%), '기술·설비의 선진화'(11%), '감독·시나리오 작가 등 인재 양성'(10%) 등의 차례로 대답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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