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0일은 '약의 날'이다.
올해가 18회째이지만 실제로는 47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지난 1957년 보건사회부 주최로 제1회 약의 날 기념행사가 치러진 이래 1972년까지 16년간 지속되다가 1973년 정부의 기념일 통합 조치로 중단된 역사가 있다.
중단된 약의 날이 지난해 부활된 것은 약업계 18개 단체의 자발적인 합의에 따른 것으로 인간의 생명과 건강에 직결되는 의약품의 가치를 재인식하자는 뜻이었다.
여기서 재인식은 약업계 내부의 자성에서 출발한다.
의약품은 잘 쓰면 약, 잘못 쓰면 독(毒)이다.
때문에 독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사회의 책임이다.
국가는 약사법으로 엄격히 관리하는 체제를 갖추고 있고 약을 다루는 사람을 면허와 허가제도로 통제를 하는 것이 그 까닭이다.
그러나 과연 우리는 약이 독으로 변하지 않도록 각자 역할을 충실히 해 왔는가 반추해볼 필요가 있다.
일부에서는 약을 과신한 나머지 오·남용을 하는가 하면 반대로 약을 불신하는 풍조도 국민들 사이에 깔려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좋은 약이 허가되고 유통되도록 약사(藥事)제도는 탄탄하게 틀을 갖추고 있는가, 약을 다루는 의약인들은 국민들에게 좋은 약을 올바르게 쓰도록 적극 노력했는가. 제약계에서는 보다 나은 약을 만들기 위해, 그리고 신약개발을 위해 연구개발 노력을 얼마나 기울였는가 하는 자문(自問)에서 우리는 명백히 그렇다고 답을 할 수가 없다.
물론 우리나라 의약품 수준은 크게 발전되었고 첨단의약품 활용범위가 선진국 대열에 올라서 있다.
이제는 미국 FDA 승인을 받는 만들어낸 만큼 자신감도 생기게 되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국민들이 약을 신뢰하고 올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약사제도가 발전되고 의약인의 자세와 직업윤리가 확립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업계의 과당경쟁이 약값에 대한 불신을 초래했고, 이러한 불신이 전문직의 이미지에 상처를 입혔으며 국민여론과 괴리감을 조성했다해도 틀린 말은 아닐진대, 이를 조속히 바로잡는 일은 일차적으로 약업인의 몫이며 그 역할을 약의 날을 기하여 새롭게 다짐하려는 것이다.
약업계는 의약분업 시행으로 크나큰 변혁기를 맞았고 사회적으로도 큰 진통을 겪어야 했다.
수 십년 뿌리내린 관행을 바꾸는 개혁이었으므로 진통이 있었으나, 의약분업은 의약품을 좀더 신중하고 올바르게 사용하자는 노력의 한 과정으로 이해되어야 할 것 같다.
따라서 의약인들은 환자들에게 의약품에 대한 좋은 정보를 올바르게 알려주어 오남용의 피해에서 벗어나게 해 줄 필요가 있으며 국민들도 약을 경시할 것이 아니라 잘못 쓰면 독이라는 생각을 버리지 말았으면 한다.
의약품 산업은 국가 경제의 근간일 될 뿐만 아니라 21세기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다.
예를 들어 이라크전쟁에서의 사망자 수보다 '사스'에 의한 사망자 수가 더 많을 수 있는 현실에서 사스예방·치료제가 가져오는 효과와 부가가치는 수치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이다.
그만큼 신약 개발은 국가의 명제이자 인류의 희망이다.
특히 IT산업 이후의 차세대 산업으로서 BT(생명공학)가 지목되어 있는 만큼 의약산업은 그 핵심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때문에 전략적으로 육성할 이유가 절실해진다.
그러한 바탕을 마련하기 위해선 우리 모두 의약품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그 가치를 소중히 여겨야 한다.
약의 날에 다지는 약업인들의 약속은 바로 그러한 소망을 담고 있다.
구본호 대구시약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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