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50달러를 넘어서자, 구미공단 내 화섬, 전자업계가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화섬업계는 유가 급등으로 원자재값이 치솟자 원사 생산설비 가동률을 낮추거나 경쟁력이 떨어지는 일부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하는 등 대책수립에 골몰하고 있다.
효성의 경우 수익성 없는 설비 가동을 중단하는 대신 '에어로쿨' 등 고부가 차별화 원사로 주력 생산제품 비중을 높이고 있다. 효성은 이미 지난달 말 경기도 안양공장의 나일론 원사 생산을 중단하고 스판덱스와 카펫을 생산하고 있다.
효성은 또 불필요한 잔업과 전력 손실을 줄여 인건비 등 비용을 최대한 절감하는 차원에서 근로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집중근로시간제'를 도입했다.
코오롱도 구미공장의 일부 폴리에스테르 원사 생산설비를 철수하기 위해 가동을 중단해 폴리에스테르 원사 생산량이 하루 290t에서 230t으로 줄었다.
이처럼 화섬업계는 폴리에스테르 범용 원사설비의 가동을 중단하는 대신 스판덱스, 타이어코드 등 수익성 높은 고부가 섬유제품이나 첨단 전자재료 생산 설비로 전환하고 있다.
구미공단 화섬업계 관계자는 "나일론과 폴리에스테르 원료값이 두어 달 사이 30~40% 이상 급등했다"며 "공장을 돌릴수록 적자를 보는 나일론 등 범용 원사는 생산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브라운관 유리제조업체인 삼성코닝도 유리를 녹이는 용해로에 벙커C유를 사용하기 때문에 유가급등으로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코닝은 전기로 방식으로 용해로를 교체하는 등 에너지 절감형 설비체제로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전기와 가스로 용해로를 돌리는 삼성코닝정밀유리는 '에너지 절감 기동팀'을 운영하면서 에너지 절감 체제로 들어갔다.
삼성·LG 등 일반 전자업체도 유가급등에 따른 전기료 인상, 물류비 상승 등 간접 비용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전사적인 에너지 절감대책을 마련했다.
LG전자는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상승하면 원자재 구입비용이 2%, 20달러 오르면 4% 추가된다며 강도높은 원가절감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휴대전화 등을 항공 수출해온 삼성전자는 최근 고유가로 항공운임이 급상승함에 따라 물류비 절감을 위해 선박운송 수출 물량을 늘린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LG필립스 LCD 역시 최근 '세계적인 원가경쟁력을 확보한 LCD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하면서 'L2C(Leadership in Cost Competiveness) 3020'이란 슬로건을 내걸고 대대적인 원가절감 운동에 들어갔다.
구미·김성우기자 swki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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