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수학이야기-평균에 대한 오해

입력 2004-10-04 08:56:29

외국 여행을 할 때 겪는 낭패 가운데 하나는 그 나라의 기온을 제대로 알지 못해 고생하는 일이다.

여행전 안내책자를 뒤져 그 나라의 기온에 맞춰 옷가지를 준비해 가지만 막상 그 나라에 도착했을 때 책에서 안내한 기온과는 차이가 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안내책자에서 알려준 스위스의 평균기온은 15~20℃. 우리나라의 가을 날씨와 비슷하다고 여겨 간편한 옷만 챙겨간다면 영하로 떨어지는 싸늘한 기온에 온몸을 떨게 될 지도 모른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할까. '평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평균값에만 주목할 것이 아니라 평균을 산출한 분포도에도 주목해야 하는 것이다.

평균기온이 20℃일 경우 그 평균의 산출값이 최저기온 15℃와 최고기온 25℃사이에서 얻어진 것인지, 아니면 5℃와 35℃사이에서 얻어진 값인지에 따라 상황은 확연하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평균의 오해에서 빗어지는 일들은 많다.

어느 전쟁터에서 병사를 이끌고 적진을 향해가던 한 장수가 강을 만났다.

그 동네에 사는 노인이 알려준 강의 평균 수심은 140cm. 장수는 병사의 평균 신장이 165cm이므로 무난히 강을 건널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전진'을 지시했다.

그러나 잠시후, 병사들은 자기 키보다 훨씬 깊은 물에 빠져 곤욕을 치렀다.

평균값만 따진다면 쉽게 건널 수 있어야 하지만, 실제 강의 평균수심에는 병사의 키보다 훨씬 깊은 곳까지 포함돼 있었던 것이다.

이렇듯 평균값을 정확히 이해하려면 자료의 흩어져 있는 정도(산포도)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자료의 흩어짐에 따라 최저값을 비롯해 최대값, 중간값, 최빈값, 평균값을 구할 수 있을 것이다.

산포도도 범위, 분산, 표준편차를 구해 경우에 따라 사용해야 할 것이다.

평균에만 집착하는 이유는 대표값이 마치 평균뿐인 것처럼 교육과정에서 평균만을 강조해 왔기 때문이다.

평균을 구하는 방법만을 강조하다보니, 정작 중요한 대표값의 결정이라는 사항은 간과되어 왔다.

이제부터 자료를 대표할 수 잇는 값을 정할 때 자료나 문제의 상황을 보고 적절한 대표값을 사용할 수 있어야겠다.

평균의 집착에서 벗어나면 새로운 대표값이 떠오를 것이다.

주필남(대구수성초등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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