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 체육공원 "제 역할 못해"

입력 2004-09-30 11:45:29

'웰빙바람'을 타고 스포츠를 즐기는 시민들이 늘면서 하천변 둔치에 잇따라 체육시설이 갖춰졌으나 관리소홀로 이용객들의 불만과 함께 예산이 낭비되고 있다.

북구 팔달교 아래 금호강변 자전거길은 북구청이 지난해 팔달교에서 금호제1교 사이 10km 구간에 10억원을 들여 조성한 지 1년이 채 안됐지만 곳곳에 자갈과 모래가 드러나 이용이 어렵고 일부 구간은 진흙뻘로 뒤덮여 자전거 통행이 불가능해 시민들의 불편호소가 이어지고 있다.

주민 김영화(63)씨는 "마사토로 자전거 길을 다져 놓았지만 제대로 공사를 하지 않아 이미 대부분이 쓸려 내려가 자전거를 탈수 있는 구간은 얼마 안된다"며 "복구공사만 되풀이할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제대로 된 공사를 해야 할 것"이라 말했다.

팔달교로부터 3, 4km 정도 떨어진 곳의 경우엔 문제가 더욱 심각, 자전거 길이 진흙뻘로 변해 자전거를 아예 탈 수조차 없다는 것.

또 북구 복현동 공항교 아래에도 탁구대와 철봉 등 각종 생활체육 시설들이 마련돼 이용자도 갈수록 늘고 있지만 야간 조명시설이 없어 주민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주민 오종학(38)씨는 "날씨가 선선해져 매일 밤 50~80여명의 주민들이 찾지만 조명시설이 부족, 불편이 많다"며 "밤 운동을 하다 다치는 경우도 자주 일어난다"고 전했다.

한편 주민들의 외면으로 체육시설이 아예 사라진(?) 곳도 있다.

지난 97년 조성된 동구 미대동 하천변 체육시설 경우 철봉 등 20여종의 생활체육 시설이 갖춰졌지만 마을과 동떨어진 곳에 설치한 탓에 이용객이 없어 잡풀만 무성할 뿐이다.

이와 함께 동구 도동 청구아파트 인근 하천의 족구장도 같은해 만들어졌으나 기둥만 남았고 족구장은 주민들의 농작물 텃밭으로 변했고 북구 팔달교 아래 축구장도 조성 뒤 관리가 안돼 잡초로 뒤덮이고 골대그물도 사라진 상태다

이에 대해 구청 담당자들은 "하천변 체육시설은 관리가 어렵고 자전거길은 오토바이 폭주족들이 훼손하는 경우가 많다"며 "하천변 체육시설의 야간조명 설치작업과 시설보완 작업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호준기자 hoper@imaeil.com

한윤조기자 cgdrea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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