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농산물 '국산 둔갑' 언제까지

입력 2004-09-24 11:56:25

수입 농산물 국산 둔갑 판매를 이대로 보고만 있을 것인가. 추석을 맞아 농축산물 원산지 허위 기재 단속에 나선 관계 공무원들도 "이렇게 심할 줄은 몰랐다"며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니 큰일이다. 농산물 원산지 허위 표시 단속은 생산자인 농민은 물론 소비자들에게도 피해만 갈 뿐이라는 사실을 감안해서라도 연중 철저한 단속이 아쉽다.

국립농산물관리원, 대구와 경북도내 각 시.군이 추석맞이 제수용품 원산지 허위기재 단속에 나선 결과 돼지고기, 당근, 단감, 버섯, 고사리 등 농축산물은 물론 조기, 고등어 등 수산물에 이르기까지 단속대상이 되지 않는 품목이 거의 없었다. 프랑스산 돼지고기가 버젓이 국산으로 둔갑해 판매되고, 껍질을 깐 중국산 땅콩은 한국산으로 진열돼 있었다.

우리는 우선 농수산부 등 관계 당국에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원산지 표시제가 도입된지 십수년이 넘었는데도 아직도 이 모양인가. 이렇게 하고서도 국내 농축산물 보호 시책을 펴고 있다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농축산물 시장 개방은 우리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자유무역이란 국제적 흐름에 호응 안할 수 없고, 소비자들에게 값싸게 공급할 수 있다는 취지에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대다수 농민들의 반대에도 불구 시행된 수입 개방은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에게도 도움이 되지않을 뿐 아니라 농민들의 피해만 가중시키는 꼴이 되고 있는 셈이다.

수입 농축산물 국산 둔갑 판매는 싼 값에 수입해 국산과 같은 값을 받고 팔기 때문에 농민들의 생산 의욕을 크게 저하시킨다. 그렇잖아도 농민들은 쌀시장 개방을 앞두고 벼랑끝에 서 있는 처지가 아닌가. 관계 당국은 명절 때 '깜짝'단속만 할 것이 아니라 국산 둔갑 판매를 원천적으로 뿌리 뽑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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