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난"법위의 군림 안돼"…부시 연설에도 냉담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을 포함, 전세계 64개국 대통령과 25개국 수상, 86개국 외무장관들의 유엔총회 기조연설 및 현안토론이 21일(현지시간)부터 본격화되면서 유엔을 무대로 한 이라크전 반대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이 같은 분위기를 감안, 21일 총회 기조연설에서 이라크전의 불가피성과 세계평화를 지키기 위한 미국의 노력을 강조하면서 국제적 지지를 호소했지만 각국 대표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유엔도 (이라크에 대해) 심각한 결과를 경고했었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이라크전은'무례한 독재자'로부터 이라크 국민을 구해 낸 정당한 전쟁이었다고 강조했다.
또 인간의 존엄성, 경제발전과 빈곤의 퇴치, 자유와 민주주의의 지원 등을 언급하며 유엔내'민주주의 기금'의 창설을 제안하는 등 국제사회에 유화적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으나 연설이 모두 끝난 뒤 단 한 차례의 의례적 박수만 받았다.
부시 대통령 연설에 앞서 연단에 오른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개막연설을 통해 미국의'일방주의'를 우회적으로 비판하면서 이라크 수감자들에 대한 미군의 학대를'법치주의 실종'의 사례로 제시했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불법'이라고 규정했던 아난 총장은"어떤 국가도 법 위에 군림할 수는 없으며 국내에서 법치주의를 강조하는 국가는 외국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원칙을 적용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난 총장은 특히"오늘날 법치주의는 세계 곳곳에서 위험에 처해 있다"고 지적하고 그 사례로 이라크 저항세력에 의한 무차별적인 민간인 살상과 함께 이라크 수감자들에 대한 학대를 들었다.
이에 앞서 20일 유엔본부에서 열린 세계 빈곤퇴치 관련 회의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은"오늘날 지구상에서 가장 큰 대량살상무기는 빈곤이라는 사실을 도대체 얼마나 더 되풀이해야 하느냐"고 강조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부시 대통령과 만나지 않은 것은 물론, 연설도 듣지 않고 귀국길에 오른 시라크 대통령은 "약탈적 행동으로 이익을 독점하는 행위를 용납하는 세계화에는 미래가 없다"고 비판했다.
부시 대통령은 2년 전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이라크에 대랑살상무기의 해체를 촉구하는'최후 통첩'을 보낸 뒤 곧바로 전쟁준비에 돌입했으나 이라크에서 대량 살상무기가 발견되지 않음에 따라 곤혹스런 처지에 놓여있다.(뉴욕 =연합뉴스) (사진설명)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21일 유엔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왼쪽에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이 앉아 있다.(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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