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부상하는 터키 섬유 시장
유럽과 아시아의 관문 '터키'가 대구·경북 세계 섬유무역 시장에서 중동 '두바이'에 필적하는 거대 수출기지로 자리잡고 있다.
대구시와 코트라대구·경북무역관이 지난 14, 15일 이틀간 개최한 터키 이스탄불 전시상담회. 9개 참가업체 중 니트 제품을 주로 생산하는 상동산업은 이번이 첫 방문이었지만 향후 터키 진출에 강한 자신감을 얻었다.
바이어들이 시트· 소파· 인형 등에 쓰이는 상동산업 원단에 큰 관심을 보였고, 무엇보다 터키에선 미국, 두바이 시장과 달리 중국 섬유 제품이 큰 힘을 쓰지 못했기 때문이다.
상동산업 여영동 실장은 "오스만베이 등 터키 원단 시장을 두루 다녀본 결과 중국 제품 관세는 60%를 넘는 반면 한국은 5~40%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부에 따르면 대구 섬유업체들의 대터키 수출액은 2000년 3천295만 달러에서 2001년 2천411만달러로 크게 감소했지만 2002년 3천873만 달러, 2003년 4천866만 달러로 급증했다.
올 상반기 수출액 또한 2천262만 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1천963만 달러를 앞지르고 있다.
동유럽, 러시아 등지의 중계무역을 담당하는 터키 시장은 두바이보다는 비교적 품질 수준이 높은 데다 중국 섬유 제품을 극도로 경계해 수시로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는 현지 사정상 한국 업체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
반면 90년대 중반 폴리에스테르 특수가 일면서 두바이 시장에서 사상 최고의 호황을 누렸던 한국 섬유는 불과 10년새 후진국과 선진국사이에 끼인 넛-크래커 신세로 전락했다.
인도· 파키스탄 등 서남아시아 국가들의 시장 공략이 잇따르고 있는 데다 중국 무역상들 경우 현지 차이나타운을 형성할 정도로 무섭게 세를 늘리고 있으며 일본은 고가 시장으로 특화해 제 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이에 따라 한때 대구·경북 수출 물동량의 90%를 차지했던 두바이 시장 비중은 현재 40%까지 감소했다.
1997년부터 터키시장을 공략해 온 현욱염공 이성익 차장은 "새로운 수출기지를 찾는 대구·경북업체들은 나일론 또는 교직물· 니트 제품으로 특화해 터키시장 문을 두드리고 동유럽· 러시아 시장으로 품질 위주 마케팅을 펼쳐야 한다"며 "10년전 두바이에 불었던 한국 섬유업체들의 이른바 '양떼기' 수출은 중국 섬유의 급성장과 함께 이제 두 번 다시 오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대구·경북견직물조합 장원규 조사부장은 "터키시장이 최근 2, 3년새 두바이에 맞먹을 만큼 크게 성장한 것은 분명하지만 세계 섬유무역에서 두바이가 차지하는 비중은 결코 작지 않아 중국처럼 현지 무역상들을 통한 원스톱 수출에 꾸준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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