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구잡이 신고 119 몸살

입력 2004-09-20 14:07:10

'술에 만취한 사람을 응급실로 이송해 달라.' '집 열쇠를 잃었으니 출입문을 열어달라.'

비긴급 상황임에도 119 구급출동을 요청하는 사례가 부쩍 늘고 있다.

칠곡소방서가 올해 8월말까지 발생한 구조·구급 통계분석에 따르면 여가 및 취미활동의 증가로 인해 산악사고 5건(250% 증가), 문개방 22건(314% 증가) 등 비응급 상황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특히 119 구조대원들의 이 같은 비응급 상황 현장출동으로 인해 정말 위급한 상황발생시 출동이 늦어지는 등 피해사례도 나타나 119 구조요청에 대한 주민들의 의식전환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8월말 현재까지 접수된 구급신고 2천88건 가운데 환자 미발생 225건, 이송 거부 119건, 타차량 이용 187건, 신고 취소 85건, 사망 23건, 기타 잘못된 신고 21건, 현장응급처치 6건 등으로 전체신고의 32%인 666회 정도 허탕출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경우는 119신고 후 구조대가 도착하기 전에 응급상황이 자체적으로 끝났을 때에 재연락을 해주지 않은 사례가 대부분. 또한 사건사고 발생시 현장을 지나던 최초 발견자가 현장상황을 정확하게 확인하지 않은채 무턱대고 전화신고만 하는 경우가 많아 정작 구조대가 신고현장에 출동해보면 전혀 응급사항이 아닌 경우가 많아 되돌아오는 등 인력 및 물적 낭비가 심각하다.

김천소방서에서도 지난 6~8월 2개월 간 만취자를 병원으로 이송한 사례가 54건, 집 출입문 개방을 위해 출동한 것이 12건으로 비긴급상황 출동 건수가 총 구급출동 건수의 10% 정도에 달했다.

백주흠 칠곡소방서장은 "무턱댄 119구조대의 구조요청으로 인해 정작 응급구조가 필요한 경우 119 구조대의 긴요한 조치를 받지 못해 소중한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며 신중한 이용을 당부했다.

칠곡.이홍섭기자 hslee@imaeil.com

김천.이창희기자 lch888@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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